삼성그룹이 창의와 소통을 강조하는 창조 경영 구현을 위해 새로 시행 중인 제도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고 한국경제가 17일 보도했다.
제일기획은 최근 직원들의 점심시간을 아이디어를 충전하는 기회로 이용하기 위해 오전 11시반부터 오후 1시반까지 2시간으로 늘렸다. 제일기획의 점심시간은 '크리에이티브(creative)'와 '런치(lunch)'의 합성어인 '크런치 타임(crunch time)'으로 불린다.
직원들은 크런치 타임을 이용해 사내에 있는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거나 대학가에 나가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을 관찰하기도 한다.
제일기획은 또 개방형 프로젝트 참여제도를 도입, 소속 팀에 관계없이 관심 있는 프로젝트에 누구라도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연봉을 포함한 보상체계도 직급이 아닌 아이디어의 수준에 따라 이뤄지도록 바꿨다.
삼성네트웍스는 회의문화 개혁에 나섰다. 주와 월단위로 진행해온 정례 회의를 통째로 없애고 필요할 때만 회의를 하기로 했다. 관성적 회의로 인한 직원들의 스트레스를 덜어주기 위해서이다.
삼성 그룹 차원에서도 회의문화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이다. 삼성은 최근 사내방송을 통해 전 계열사에 다섯 가지 회의 원칙을 제시했다. 이는 △단순한 정보공유와 보고성 회의 금지 △회의에 의사결정권자를 참여시켜 결론 내리기 △자유로운 토론을 위해 지정된 상석(上席)을 없애기 △참석자 모두에게 존칭 사용하기 △회의는 전문 사회자 수준의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가 진행하기 등이다.
회의문화 혁신사례로는 삼성화재가 꼽힌다. 이 회사 회의실에는 의자가 없다. 스탠딩 회의가 집중력이 높고 빨리 끝낼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 회의실 내에는 회의 시작과 끝을 알려주는 디지털 알람시계가 있으며 회의실 예약은 30분 단위로 해야 한다.
이진영기자 eco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