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서울컬렉션을 주관하는 서울패션위크 조직위원회 원대연 위원장(한국패션협회장)이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말문을 열었습니다.
“국내 패션쇼인 서울컬렉션을 보면서 늘 ‘이 행사는 도대체 왜 하는 거지?’란 의문이 들었습니다. 패션 디자이너는 궁극적으로 비즈니스를 추구해야 하는데, 국내 디자이너들은 도대체 비즈니스 마인드가 없더란 말입니다. 서울컬렉션을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관(官)도 연례행사처럼 별 생각 없이 돈을 쓰는 것 같고요. 국내 패션산업을 선진국형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만들기 위해 서울컬렉션부터 뜯어고치려 합니다.”
서울컬렉션은 2000년 10월부터 매년 봄가을 열려 지금까지 18회가 진행됐습니다. 서울시가 한국 패션산업의 경쟁력을 키우겠다며 연 50억 원의 세금을 지원하면서 시작한 거죠. 하지만 늘 삐걱거렸습니다. 서울패션아티스트협회(SFAA), 뉴웨이브인서울(NWS), 대한복식디자이너협회(KFDA) 등 각 디자이너 회원 단체들이 참가와 불참을 반복해 ‘절름발이’ 패션쇼가 되곤 했거든요. 각 단체가 제각각 내거는 요구를 서울시가 들어주지 않자 단체들은 서울컬렉션을 뛰쳐나가 별도로 패션쇼를 했습니다. 주 관람객도 학생, 고객, 연예인들이고 바이어는 많지 않았습니다. 중견 디자이너들이 진입 장벽을 높게 했다는 비난도 들렸습니다.
서울패션위크 조직위는 최근 열심히 뛰어다니며 올 10월 열리는 ‘2009 추계 서울컬렉션’에 다시 각 단체의 참여를 이끌어냈습니다. ‘시장과 바이어 중심의 비즈니스’를 지향하기 위해 해외 바이어들에게 상품 정보를 제공하고, 행사 때 디자이너들이 의무적으로 쇼룸을 운영하도록 했습니다. 그동안 없던 서울컬렉션 참가 디자이너 자격도 신설했습니다. ‘서울컬렉션 참가 1회 이상, 개인컬렉션 3회 이상, 자체 브랜드 10년 이상 운영’ 등의 요건입니다.
김선미 산업부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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