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연일 최고점을 경신하며 상승하고 있지만 시장을 바라보는 자산가들의 표정은 밝지만은 않다. 기업들의 2분기 실적 발표가 예상을 뛰어넘고 대표적 비관론자인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가 올해 말 미국의 경기침체가 끝날 것이라고 말하면서 미 증시도 상승세지만 여전히 하반기 전망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 하반기 경기전망에 촉각
사실 연초만 해도 상반기보다 하반기가 좋을 것이라는 전망이 시장의 지배적 의견이었다. 하지만 시장은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상반기에 400포인트 가까이 상승하더니 이제는 마치 시장이 완전히 침체를 벗어나기라도 한 것처럼 우상향으로 치닫고 있다.
물론 기업들의 실적이 예상보다 양호하고 하반기에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이어진다면 추가 상승은 가능하다. 그렇지만 중국의 고성장과 미국 투자금융회사들의 어닝 서프라이즈가 전 세계 경기회복을 알리는 신호탄일까. 정상적인 시장 상황이 아닌 불량 채권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연방정부의 자금 지원으로 이익을 창출한 금융회사들의 전망에 의문을 던지는 자산가들이 많다. 이들 중 상당수는 유동성에 의한 인플레이션과 원자재 및 유가 상승이 경제에 걸림돌이 될 수 있어 하반기 주식시장은 일부 조정이 따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자산가들은 시장이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들어왔는지 살펴봐야 할 변수로 미국의 주택경기와 실업률 지표, 소비심리지수를 꼽는다.
○ 관심 상품은 ELS와 DLS
하반기 경기 전망이 어려운 상황에서 자산가들이 꾸준히 찾는 상품은 주가연계증권(ELS)과 파생결합증권(DLS). 지금 같은 저금리 환경에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높은 목표수익률을 낼 수 있어 금융위기 이후 보수적 성향으로 돌아선 자산가들의 구미를 끌어당기고 있다.
최근에는 개별 주식이나 주가지수만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외에 원유, 곡물, 금 등 원자재와 금리, 환율, 신용, 소비자물가지수, 탄소배출권 등 다양한 기초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DLS에 관심을 갖는 자산가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주식이 아닌 다양한 자산을 기초자산으로 선택해 분산투자 효과를 얻을 수 있고 자산배분 효과를 극대화해 새로운 대안투자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요즘엔 안정적 투자를 선호하는 자산가들의 성향을 반영해 원금보장형 상품들이 많이 나온다. 단 주식, 채권과 달리 기초자산이 다양해 이해하기가 힘들고 변동성이 심해 방향성 예측이 쉽지 않으며 수익구조가 복잡해 수익률이 결정되는 구조를 잘 살펴봐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자산가들은 DLS에 투자하기 전 전문가에게 상품구조를 자세하게 물은 뒤 투자를 결정하고 있다.
회사채의 신용을 기초로 하는 DLS는 파산, 지급불이행, 채무재조정 등의 신용사건이 발생하지 않으면 수익을 낼 수 있어 자산가들이 선호하는 상품이다. 최근에는 대두 선물 가격을 이용해 20% 이상의 고수익을 얻을 수 있는 상품, CD금리에 연계해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상품 등 자산가들의 입맛에 맞는 다양한 DLS가 속속 나오고 있다.
박동규 하나은행 아시아선수촌 골드센터 PB팀장
정리=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