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캠페인… 디자인 기부… ‘착한 마케팅’의 진화

  • 입력 2009년 7월 24일 03시 00분


프랑스에 본부를 둔 건축자재 관련 기업인 라파즈코리아 관계자들이 최근 서울 강남구 수서동 한국지사로 가족단위의 시민들을 초청해 비상대피 및 소화실습 훈련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 제공 라파즈코리아
프랑스에 본부를 둔 건축자재 관련 기업인 라파즈코리아 관계자들이 최근 서울 강남구 수서동 한국지사로 가족단위의 시민들을 초청해 비상대피 및 소화실습 훈련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 제공 라파즈코리아
전문성 살린 사회활동
기업 홍보에도 플러스

“어린이 여러분 분말소화기를 직접 한번 분사해 볼까요.” 프랑스에 본부를 둔 건축자재 관련 기업인 라파즈코리아는 매년 6월 어린이와 부모 등 100여 명을 초청해 전문가와 함께 비상대피 및 소화실습 훈련을 한다.

건축자재 기업의 특성을 살려 화재 및 각종 사고 예방 노하우를 일반인들과 공유하기 위해서다. 이 행사에선 어린이들이 연막탄을 터뜨린 상황에서 비상대피 훈련을 하고 소화기도 직접 사용해볼 수 있다.

그동안 물질적 지원 중심이던 기업의 사회적책임(CSR)활동이 이처럼 해당 기업의 전문 지식이나 기술 등을 전수하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이 같은 유형의 CSR활동은 기업의 장기적 이미지와도 직결되는 만큼 일종의 ‘착한 마케팅’으로도 불린다.

22일 산업계에 따르면 미국에 본사를 둔 전기 전자 제품의 안전 인증 기업인 UL 한국지사는 최근 서울 계성초등학교와 함께 학생들을 대상으로 ‘세이프티 스마트’ 캠페인을 진행했다. 일상에서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생활 속 각종 안전 수칙 등을 애니메이션과 자체 개발한 퀴즈 복습 프로그램 등을 통해 학생들에게 기억시키기 위해서였다.

한국디자인진흥원 소속 디자이너들도 매년 자신의 ‘디자인’을 사회에 환원한다. 이들은 아름다운 재단의 주선으로 국내 30여 개 비영리 단체의 로고나 관련 행사 전반에 필요한 디자인 작업 등을 대행하고 있다. 폰트 개발업체인 산돌커뮤니케이션 역시 자체 개발한 한글 폰트 등을 무료로 비영리 단체 등에 기부해 왔다. 수천만 원에 달하는 소프트웨어의 공유를 통해 CSR활동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한 홍보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의 환경·사회 분야에 대한 투자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산출하는 다우존스지속가능경영지수가 10월에 처음으로 발표되는 등 기업의 가치가 재무적 역량만으로 평가되는 시절은 지나갔다”며 “얼마만큼 독특하고 창의적인 CSR활동을 벌이느냐가 향후 기업의 홍보 경쟁력과도 직결되는 문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의 사회적책임 활동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기업이 이윤창출을 위한 영업활동 이외에 자선 및 기부행사를 통해 공익에 기여하는 활동을 가리키는 용어.

김정안 기자 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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