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의 통념과 달리 오피스텔 투자는 서울 강남권보다 비강남권이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임대수익률로만 본다면 소형 오피스텔의 수익률이 소형 아파트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동아일보와 부동산114가 서울의 25개 구별로 지난달 기준 오피스텔의 연 임대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은평구 동대문구 등 비강남권 오피스텔의 수익률은 7% 선으로 서울 전체 평균인 6.11%를 웃돌았다. 반면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구)는 높은 매입 가격 때문에 서울 전체 오피스텔의 평균 임대수익률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률이 가장 높은 구는 7.77%의 임대수익률을 보인 은평구였다. 이어 동대문(7.62%) 금천(7.35%) 강북구(7.33%) 순이었다. 반면 강남구는 5.97%, 서초구는 5.95%, 송파구는 5.76%로 부진했다.
강남권의 오피스텔이 기대와 달리 수익률이 낮은 것은 높은 매매가격 때문이다. 강남구 역삼동, 대치동 일대 오피스텔은 80m² 이하 매매가격이 1억∼4억 원인 반면 금천구 독산동, 동대문구 답십리동의 같은 규모 오피스텔은 대부분 1억 원 미만이다. 반면 보증금은 1000만∼2000만 원으로 차이가 없었고 월세는 강남권이 60만∼100만 원, 비강남권이 40만∼60만 원으로 매매가격에 비해서는 차이가 작았다.
실제로 오피스텔 매입 문의가 가장 많은 강남구 역삼동 테헤란로 근처의 한 오피스텔은 76m²형의 매입가격이 4억1500만 원으로 금천구 독산동의 역세권 오피스텔 79m²형의 1억1400만 원보다 3배 이상 비쌌다. 반면 보증금은 각각 2000만 원과 1000만 원, 월세는 각각 145만 원과 65만 원이었다. 임대수익률을 계산해 보면 역삼동의 오피스텔은 4.28%로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예금금리 수준이지만 독산동 오피스텔 수익률은 7.27%로 역삼동 오피스텔보다 훨씬 높다.
박합수 국민은행 PB센터 부동산팀장은 “지난해 말부터 닥친 경제위기로 비싼 월세를 감당하지 못한 직장인들이 강남에서 신림동 등 외곽 지역으로 대거 이동하면서 강남 지역 오피스텔 월세는 떨어졌지만 강남 아파트 값 상승으로 강남 오피스텔 매매가격은 거의 내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파트에 이어 오피스텔도 중대형보다는 소형이 더 인기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6m² 미만은 6.78%, 66m² 이상∼99m² 미만은 5.76%의 수익률을 올린 반면 99m² 이상은 4%대의 수익률에 그쳐 규모가 클수록 수익률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규모의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비교하면 오피스텔의 수익률이 훨씬 높았다. 서울 전체 85m² 이하 소형 아파트의 월세를 기준으로 한 임대수익률은 3.29%로 같은 규모의 오피스텔 수익률인 6.11%의 절반 정도에 불과했다. 역삼동의 ‘역삼푸르지오’ 아파트 79m²형의 경우 평균 매매가가 6억2500만 원으로 보증금 5000만 원과 월세 170만 원을 기준으로 3.44%의 임대수익률을 거둔 데 그쳤지만 역삼동의 ‘에클라트’ 오피스텔 81m²는 매매가격이 2억2000만 원, 보증금 1000만 원, 월세가 120만 원이어서 6.66%의 임대수익률을 거둘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규정 부동산114 부장은 “투자자들은 막연하게 테헤란로 근처나 강남 삼성타운 인근 오피스텔을 선호하지만 수익률은 기대만큼 높지 않다”며 “오피스텔은 시세차익이 거의 없어 임대수익률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만큼 재개발지 등 이주 수요가 많거나 9호선 인근 등 매매가에 비해 월세가 높은 지역이 더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