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건설사들이 플랜트 수출 등 해외 건설 분야에서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둔데다 상반기 정부의 공공 건설 발주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통상 대형 5개 건설사 정도에 해당하던 공공 부문 수주 '1조 클럽'에 올해는 10개사 이상이 가입할 전망이다.
●현대건설 사상최대 상반기 실적 올려
현대건설은 27일 올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고 밝혔다. 올 상반기 경영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현대건설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9% 증가한 4조6402억 원의 매출 실적을 올렸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2.9% 증가했고, 순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1.9% 늘어났다. 하이닉스 공장 건설 등 수익성 높은 대형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면서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8.4% 감소했지만 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상회하는 실적이다.
현대건설의 상반기 수주는 국내 4조7088억 원, 해외 2조6489억원 등 모두 7조3577억 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 공공 부문 수주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81.5% 증가한 1조9518억 원에 달했다.
현대건설은 6월말 현재 45조3541억 원의 수주 잔고를 확보하고 있어 5년 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공공 건설 분야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고 해외시장의 확대에 힘입어 올해 목표인 매출 8조263억원과 영업이익 4626억원 달성은 무난할 것"이라고 말했다.
●꿈의 '1조 클럽' 10개사 넘어설 듯
현대건설의 '낭보'는 21일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한 GS건설에 이어 두 번째다. 어려운 경기 상황 속에서 대형 건설사들이 앞 다퉈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것은 정부의 공공 공사 발주가 올 상반기에 집중된 것이 큰 몫을 했다.
건설사 수주기준으로 올 상반기에 발주된 공공 공사는 모두 29조5000억 원에 이른다. 지난해 상반기 공공 공사 발주물량에 비해 69.1%가 증가한 것이다. 올 하반기에도 지난해 하반기와 비교할 때 17.7%가 늘어난 28조 원 가량의 공공 공사 발주가 대기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올해는 공공 부문 수주 '1조 클럽' 회원도 10개사 가량으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대우, 현대 건설은 상반기에 이미 2조 원에 가까운 물량을 수주했고 GS, 금호, 롯데건설과 대림산업도 상반기에 1조 원을 넘어섰다. 삼성물산 역시 7월 초 1조 원 수주를 돌파했다. SK, 동부, 계룡건설 등도 3분기에는 1조 원 돌파가 확실시 된다.
한국 건설산업연구원 이용일 박사는 "현재 민간 수주 시장이 사상 최악의 수준이다 보니 대형 건설사들이 공공 부문 수주에 사활을 걸고 있다"며 "그러나 정부 발주 물량이 올해 집중돼 있기 때문에 민간 경기가 회복되지 않는 이상 2010년 이후에도 대형 건설사들이 이 같은 실적을 올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길진균기자 leon@donga.com
이서현기자 baltika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