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파산시킨뒤 새 회사 만들자”

  • 입력 2009년 7월 29일 02시 59분


협력업체들 ‘뉴GM’ 방식 회생 요구… “내달 3일 파산신청서 제출”

쌍용자동차 협력업체들이 쌍용차를 파산시킨 뒤 쌍용차의 우량자산으로 새 회사를 만들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는 미국 정부가 제너럴모터스(GM)의 부실자산을 정리하고 4개 핵심 브랜드로 ‘뉴GM’을 만든 것과 같은 방식이다.

쌍용차와 상거래관계에 있는 회사 및 협력업체 600여 곳의 모임인 ‘쌍용차협동회채권단’은 2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쌍용차 조기파산 신청서’를 29일 작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달 말까지 쌍용차 평택공장 점거 사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이 신청서를 다음 달 3일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하기로 했다.

협동회채권단 측에 따르면 새로 출범하는 법인은 쌍용차의 브랜드와 설비를 인수하지만 고용 및 노조와의 각종 협약은 승계하지 않아도 된다. 최병훈 협동회채권단 사무총장은 “이 같은 내용이 받아들여지면 채권단은 약 3000억 원 규모의 채권을 출자전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들이 보유한 쌍용차 채권은 주채권은행인 한국산업은행의 채권 규모(약 2500억 원)보다 더 많다.

채권단이 조기파산 신청서를 낼 경우 법적인 효력을 갖는 것은 아니지만 법원의 쌍용차 처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채권단은 이날 ‘희망퇴직근로자의 협력업체 채용 보장’ 인원을 기존 450명에서 희망자 전원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발표할 예정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이는 협력업체에 취직하기를 원하는 모든 쌍용차 퇴직자의 고용을 보장해 공멸(共滅)로 치닫는 쌍용차 사태의 파장을 최소화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회사 측 관계자는 “노조가 협력업체 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8월 파산신청을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평택=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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