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5일 회생안 제출… 법원서 ‘청산-존속’ 판단
결국 금융권 ‘수혈’ 결정 여부에 회사 운명 달려
극한 대치로 치닫던 쌍용자동차 노사가 협상 테이블에 다시 앉기로 합의하면서 쌍용차 사태가 새 국면을 맞게 됐다. 그동안 노사 교섭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고용 보장’ 문제에서 노사가 한발씩 물러남에 따라 극적인 타결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 앞으로 남은 절차는
30일 노사가 대화를 재개하면 이는 지난달 19일 노사 교섭이 결렬된 지 40여 일 만이다. 이 교섭에서 쌍용차 노사가 바로 합의를 이룰 수 있을지, 이후에 추가 교섭을 해야 할지는 미지수다. 정리해고자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이냐 외에도 그동안 회사 측이 노조 간부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등을 취하할 것인지 등을 놓고 의견이 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대 쟁점인 총고용 보장 문제가 해결되면 노사 양측이 “나머지는 모두 협상 가능한 문제”라고 보고 있어, 조만간 어떤 형태로든 노사가 합의에 이르지 않겠느냐는 것이 회사 안팎의 관측이다.
노사 합의가 이뤄지면 쌍용차는 9월 15일에 있을 2차 관계인집회에서 회생계획안을 제출해야 한다. 2, 3차 관계인집회에서 쌍용차와 상거래관계에 있던 회사들의 모임인 ‘쌍용차협동회채권단’과 주채권은행인 한국산업은행 등 이해관계자들은 이 회생계획안을 보고 쌍용차의 회생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이해관계자들이 회생계획안을 받아들일지를 정하면 법원이 최종 인가 결정을 하는 형태다. 금융권 협조가 이뤄지지 않는 등 회생계획이 추진되기 어렵다는 판단이 들면 법원은 회생절차를 폐지할 수 있다.
주채권은행인 산은 관계자는 “노사가 정상 조업에 합의한다면 그것 자체가 쌍용차 회생에 매우 긍정적인 소식”이라며 “관리인에게서 노사가 결정한 구체적 합의 내용을 검토한 뒤 채권단이 할 수 있는 일을 모색해보겠다”고 말했다. ○ 생산 재개는 빨라도 8월 중순에나
30일 교섭에서 노사가 완전 타결하더라도 쌍용차의 정상화까지는 여러 가지 걸림돌이 남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우선 노조가 점거 파업을 푼 이후 쌍용차가 실제 설비 가동에 들어가 차량을 생산하는 데까지는 최소한 2주일, 길게는 한 달 가까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평택공장의 생산체제를 다시 갖추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1, 2, 3차로 이어진 협력업체들로부터 부품 공급을 제대로 받을 수 있는지도 중대한 문제다.
이미 협력업체 상당수가 구조조정에 들어갔기 때문에 단번에 생산 재개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주요 부품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 차량을 다시 생산하더라도 판매는 쉽지 않다. 파업 사태가 2개월을 넘기면서 쌍용차의 판매망은 붕괴에 가까울 정도로 큰 타격을 입었다. 소비자들의 인식이 나빠진 데다 하반기 시장 환경도 우호적이지 않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