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협상 결렬… 파산 임박

  • 입력 2009년 8월 3일 02시 55분


협력업체 “5일 예정대로 파산신청 요구서 제출”
사측, 경찰투입 촉구… 농성노조원 80여명 이탈

73일째 불법 점거 파업 중인 쌍용자동차 사태 해결을 위한 노사 간 협상이 결렬되면서 쌍용차가 결국 청산절차에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유일, 박영태 쌍용차 공동 법정관리인은 2일 오전 10시 경기 평택시 평택공장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조가 ‘총고용 보장’이라는 주장을 철회하지 않는 한 대화할 의미가 더는 없다”며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노사는 이날 오전 4시 7차 협상에 돌입했으나 30분 만에 중단했다. 두 법정관리인은 “무급휴직 290명, 영업직 전환 100명 등 해고자의 40%인 390명에 대해 고용보장안을 제시했다”며 “그러나 노조는 무리한 요구를 고수하고 있다”고 결렬 이유를 설명했다.

반면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사측이 ‘6(해고) 대 4(구제)’라는 비율을 일방적으로 강요해 대화가 안 됐다”며 “협상 결렬은 사측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노조는 “3일 오전 10시까지 사측의 최종안을 정리해 달라”며 “아직 대화의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사측은 “노조 측이 사태 해결을 원한다면 회사 안을 적극 수용해야 한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협상 결렬 직후 600여 개 협력업체 모임인 협동회는 당초 예정대로 5일 법원에 조기파산신청 요구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사측도 “공권력 투입이 안 된다면 청산을 전제로 한 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신청하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협상기간 중 소강상태를 보였던 쌍용차 노조와 사측, 경찰 간의 대치 상황이 다시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흥분한 사측 임직원 4600여 명은 도장공장 진입도 불사하겠다고 밝혀 노사 간 충돌이 우려된다. 경찰도 기습 시위 등이 예상됨에 따라 현재 30개 중대 3000여 명 수준인 쌍용차 배치 병력을 늘릴 계획이다.

협상 결렬 뒤 공장을 빠져나오는 이탈자도 급격히 늘고 있다. 특히 밤이 되면서 이탈자가 많아져 2일 오후 11시 40분 현재 80명이 공장을 빠져나왔다. 이에 따라 한때 600명이 넘던 농성자 수는 협상 결렬 전에 이탈한 40여 명까지 합치면 500명 안팎일 것으로 경찰은 추산하고 있다.

평택=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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