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금융감독당국이 대출 규제를 강화했는데도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이 3조 원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금융감독원과 은행권에 따르면 7월 한 달간 18개 국내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3조 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월말에 신규 및 재건축 아파트에 일괄해서 돈을 빌려주는 아파트 집단대출이 집중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7월 전체 증가액은 3조5000억 원 선까지 올라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주택담보대출은 6월(3조8000억 원)에 이어 두 달 연속 3조 원대의 급증세를 보이며 26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주택시장 비수기인 7월 담보대출 규모로는 사상 최대다.
특히 지난달 초 금융당국이 수도권 비투기지역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기존의 60%에서 50%로 낮추면서 규제를 강화했는데도 대출이 급증함에 따라 부동산 시장 과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개별 주택의 담보대출 가능액이 줄었지만 대출 총액은 큰 폭으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집단대출에는 LTV 강화가 적용되지 않고 기존 60% 룰이 적용된다”며 “7월에도 수도권 아파트의 집단대출이 큰 폭으로 늘어 대출 총액이 늘었다”고 말했다.
반면 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출은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은행권 중기 대출은 5월 3조1000억 원 늘었지만 6월에는 증가폭이 1조1000억 원으로 급감했고 지난달에는 24일까지 1조 원이 줄어든 상태다. 은행권은 당국의 부실채권 감축 지시에 따라 상대적으로 연체율이 높은 중기 대출은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