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설비투자는 뒷걸음질

  • 입력 2009년 8월 5일 02시 56분


상반기 투자 10조 급감
9년 전 수준으로 후퇴

올해 상반기의 설비투자액이 크게 줄어 2000년 수준으로 되돌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실질 설비투자액은 37조7073억 원으로 조사돼 지난해 같은 기간(47조2657억 원)에 비해 20.2%나 줄었다. 올해 상반기 설비투자액 증가율은 외환위기가 발생한 다음 해인 1998년(―44.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상반기 설비투자액은 2001년(34조1101억 원)부터 매년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에는 47조2657억 원까지 늘었다. 그러나 금융위기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로 기업들의 투자가 크게 위축돼 올해 상반기 설비투자액은 2000년(37조3040억 원)과 비슷한 수준이 됐다.

하반기에도 설비투자가 빠르게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 올해 설비투자 총액은 큰 폭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올해 설비투자액은 전년보다 15.1% 감소할 것으로 최근 전망했다. 이는 올해 4월에 전망한 ―18.0%보다는 감소폭이 줄어든 것이다. 한은 조사총괄팀 공철 과장은 “경기침체로 수출이 크게 줄어들면서 설비투자액도 감소했지만 금융시장이 차츰 안정되고 투자심리도 개선되면서 설비투자도 당초 예상보다는 소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G경제연구원 이근태 연구위원은 “세계 경기가 급반등하기는 어려워 설비투자액도 2011년 이후에야 2008년 수준을 되찾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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