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경찰의 진입작전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서 불법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는 쌍용자동차 노조원들의 심리적 동요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상황에 따라 노조원들의 무더기 이탈이 예상된다.
○ 일부 간부는 이탈 권유
이날 부상해 병원에 입원한 노조원 A 씨(38)는 “오랜 농성생활에 사람들이 별것 아닌 일에도 화를 내고 싸운다”며 “그러다 마음이 상해서 나가는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또 일부 핵심 간부들은 신변보장의 어려움을 털어놓으며 “위험물질이 많으니 원한다면 지금이라도 나가라”고 권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경찰이 6일까지 자진 이탈하는 일반 노조원이나 단순 가담자에 대해 선처 방침을 밝혔기 때문에 대규모 이탈 가능성도 예상된다. 사측에 따르면 5일에만 노조원 85명(오후 10시 반 현재)이 추가로 이탈해 노사협상 결렬 후 농성장에서 빠져나온 노조원은 197명으로 늘었다.
경찰은 도장2공장에서 농성 중인 노조원들이 4개 계파로 나뉘어 서로 알력다툼을 벌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조현오 경기지방경찰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한상균 쌍용차 지부장도 도장공장 내부 상황을 통제하지 못한다며 하소연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은 일부 노조 간부를 비롯해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10여 명이 아직도 강경 자세를 포기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 조 청장은 “최근 이들은 ‘한번 왔다가 가는 세상, 화끈하게 놀다 가자’ ‘공장에 불 지르고 끝내 버리자’며 노조원들을 선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 중에 외부세력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 컨테이너 동원한 진입작전
경찰은 이날 특공대원이 탄 컨테이너를 진입작전에 투입했다. 농성장 진입작전에 컨테이너가 등장한 것은 올해 초 용산 참사 이후 처음이다. 경찰은 이날 오전 6시경 조립공장 북쪽과 동쪽에 설치한 대형 크레인 3대를 이용해 경찰특공대원 50여 명이 탄 컨테이너 3개를 공장 옥상에 투입했다. 노조원 20여 명이 쇠파이프를 휘두르며 저항했지만 경찰은 30분 만에 조립공장을 장악했다. 이어 9시 50분경에는 경찰특공대원 20여 명이 헬기와 고가사다리를 이용해 도장1공장 옥상 진입에 성공했다. 노조원들은 연결통로를 이용해 도장2공장으로 도주했다. 이로써 경찰은 대대적인 진입작전 이틀 만에 핵심 점거시설인 도장2공장과 복지동, 부품도장공장을 제외한 전 공장시설을 확보했다.
이날 양측이 충돌하면서 경찰과 사측 직원 40여 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일부 노조원들도 조립공장에서 추락하는 등 4, 5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그러나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도장2공장 진입은 시도하지 않았다. 경찰은 노조원 11명을 연행했다.
평택=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