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전 만든 ‘코사마트’ 실패 되풀이할까 우려

  • 입력 2009년 8월 8일 02시 59분


동네슈퍼 공동브랜드 추진한다는데…

“16년 전 만든 슈퍼마켓 공동브랜드 ‘코사마트(KOSAMART)’의 실패에서 배워야 한다.” 정부가 대기업슈퍼마켓(SSM)에 대한 동네 슈퍼마켓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동네슈퍼 공동브랜드를 추진하기로 한 데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런 지적이 나오고 있다.

코사마트는 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가 1993년 4월 처음 선보인 동네 슈퍼마켓 공동 브랜드다. 회원사끼리 동일한 간판 사용과 매장 관리를 통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공동구매로 물품 가격을 낮춰 소비자에게 싼값으로 물건을 공급함으로써 동네 슈퍼마켓의 경쟁력을 키우자는 것이 출범 취지였다. 그러나 16년이 지난 지금도 코사마트는 여전히 설립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현재 전국 13만여 슈퍼마켓 가운데 코사마트에 가입한 정회원사는 5000여 개. 그러나 이마저도 동일한 방식으로 매장 관리를 하는 것은 고사하고 코사마트 간판으로 바꿔 단 곳도 많지 않아 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는 실태조차 파악하지 않고 있다.

공동브랜드를 표방하고 있지만 ‘공동매뉴얼’은 전혀 없는 것. 다만 지역마다 중소 규모의 공동도매물류센터를 설립해 공동구매가 이뤄지고 있는 정도다.

코사마트가 이처럼 성과를 내지 못하는 이유로는 △브랜드 가치에 대한 슈퍼마켓 운영자들의 인식 부족 △경쟁력 확보 필요성에 대한 공감 부족 △적은 혜택 △공동도매물류센터의 늦은 증설 등이 꼽힌다. 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관계자는 “동네 슈퍼마켓 운영자들의 인식 전환을 유도하고 전국적으로 통일된 대형 도매물류센터를 확보하는 것이 성공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코사마트의 공동도매물류센터는 1997년 인천에 처음 만들어진 이후 한동안 추가 증설이 이뤄지지 않았다. 전국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한 것은 7년이 지난 2004년부터다. 현재는 전국에서 16개가 운영되고 있다.

김경배 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회장은 “따로따로 떨어져 있는 도매물류센터끼리 네트워크로 연결해 바잉 파워(buying power·구매 협상력)를 키워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이런 작업을 하면 정체됐던 코사마트가 재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