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와 70대 취향 크게 다른데 시니어마케팅 걸음마 수준”

  • 입력 2009년 8월 11일 03시 08분


LG경제硏 섬세한 전략 주문

일본의 화장품 브랜드 ‘시세이도’는 1997년 “아름다운 50대가 증가하면 일본은 변할 것이다”라는 광고 카피를 내세웠다가 낭패를 봤다. 50대라는 표현이 ‘나이 듦’에 대한 심리적 저항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일본의 또 다른 화장품 브랜드 ‘고세(KOSE)’는 2004년 스킨케어 제품 전면에 ‘50’이라는 숫자를 표기하고도 성공했다. 50대처럼 보이길 원하는 60, 70대 고객들이 이 제품을 선택하도록 유도한 결과였다.

LG경제연구원은 10일 ‘시니어 시장의 불편한 진실과 과제’ 보고서에서 “시니어 소비자들의 니즈와 감성은 매우 다양하고 섬세하게 발전하는 데 비해 이들을 대하는 기업의 태도는 초보적인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2020년 한국의 시니어 산업 규모는 148조6000억 원에 이를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지만 기업들은 50대 이하 고객들만 대상으로 마케팅 조사를 펼치는 등 노년층을 서비스 대상에서 배제하고 있다”며 “공공기관 통계도 고령자는 ‘60세 이상’과 같이 ‘한 덩어리’로 취급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평균 수명이 80세를 넘어서는 현 상황에서 이는 마치 10대부터 30대까지를 동일 집단으로 보는 것과 같다”며 “이 때문에 시니어 산업은 고령자를 위한 복지용품이나 일부 부유 노년층을 위한 고급 서비스 시장에만 편중돼 실제 노년층의 니즈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실제 노년층의 현실은 경제적으로 풍족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인 만큼 △시니어 고객의 행동 관찰과 체험 분석을 통해 그들의 욕구를 파악한 후 이를 충족시킬 제품을 개발하고 △경제적 삶을 위한 적절한 대안을 제시해 노년층의 소비 불안을 해소할 것을 조언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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