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만의 바이 코리아 언제까지 갈까

  • 입력 2009년 8월 12일 02시 50분


외국인 20일째 주식 순매수
“적어도 3분기까지는 지속”

외국인투자가들이 연일 한국 주식을 순매수하는 가운데 이들의 ‘바이 코리아(Buy Korea)’ 행진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적어도 3분기(7∼9월)까지는 외국인들의 순매수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는 전문가가 대부분이다.

향후 외국인의 순매수 폭은 점차 줄겠지만 시중에 달러 유동성이 풍부하고 글로벌 펀드의 한국 비중이 벤치마크와 비교할 때 낮은 수준이어서 한국 시장을 향한 외국인의 관심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11일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들은 장 마감까지 1835억 원을 순매수해 20거래일 연속 ‘사자’를 이어갔다. 외국인들은 한국 증시에서 2004년 10조4383억 원을 순매수한 뒤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72조912억 원을 순매도했다. 그러다 올해 3월부터 본격적으로 주식을 사기 시작해 올 들어 이달 10일까지 19조5949억 원을 순매수하며 코스피 1,500 선 회복에 견인차 역할을 했다. 11일에도 코스피는 외국인 순매수에 힘입어 1,579.21로 마감하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외국인 주식 보유비중은 지난해 말 28.7%에서 올 들어 이달 10일 30.7%로 늘었다.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순매수 기조가 외국계 금융회사 및 글로벌 펀드의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비중 상향에 근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박종현 리서치센터장은 “해외 출장을 가서 만난 해외 기관투자가들이 한국 시장을 낙관적으로 본다는 점을 실감한다”며 “미국 투자가들에 이어 가장 보수적이었던 유럽 투자가들도 한국 시장을 낙관적으로 보는 추세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날 도이체은행은 코스피가 연말에 1,830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하면서 한국 증시의 투자 의견을 ‘중립’에서 ‘비중확대’로 높였다.

글로벌 펀드의 한국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지만 아직 벤치마크 대비 낮은 수준이라는 점도 외국인의 순매수 지속 가능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대증권 차은주 연구원은 “글로벌 펀드들의 한국 시장 투자 의견이 ‘비중확대’로 높아지면 외국인의 추가 유입 자금은 34조7000억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원-달러 환율의 하향 안정화도 외국인들이 순매수 기조를 이어나가는 요소다. 대개 외국인들은 투자 국가의 통화가치가 떨어지는 시기에는 환차손을 피하려고 자금을 빼가는 반면 통화가치가 오르는 시기에는 환차익을 위해 투자를 늘리는 사례가 많다. 박 센터장은 “작년보다 원화 가치가 오르긴 했지만 더 오를 것으로 보는 전망이 많기 때문에 외국인들의 자금은 꾸준히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에도 원-달러 환율의 하향 안정화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환율 요인이 외국인의 주식 매도를 불러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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