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8월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하반기에도 한국 경제가 플러스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해서는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이르면 올해 4분기에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신호로 보고 있다.
한은은 11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2.0%로 동결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2월 2.5%에서 2.0%로 낮아진 뒤 3월부터 6개월 연속 제자리걸음을 했다.
이 총재는 “지난달 발표한 2분기 성장률(속보치)이 전기 대비 2.3% 상승해 예상외로 높게 나왔다”며 “6월 실물지표를 반영하면 실제 성장률은 속보치보다 조금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민간부문에서 2분기부터 회복을 보이는 것 같다”며 “경기는 하반기에도 전분기 대비 플러스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2분기 반짝 성장의 이유를 정책효과로 돌리던 데서 한 걸음 나아가 민간부문 및 실물경제가 회복세로 돌아섰다고 평가한 것이다.
이 총재는 “당분간은 금융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가면서 3분기 경제상황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면밀하게 관찰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3분기 경제 성적표가 예상보다 좋다면 4분기 중에 금리를 올릴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 총재는 “주택담보대출이 수개월 동안 큰 증가세를 보였고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의 주택가격이 7월 초까지 상당히 빨리 올랐다”며 “상당히 경계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