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들, 기내 와인 ‘간택’에 심혈

  • 입력 2009년 8월 13일 21시 31분


와인업체들이 항공사의 기내(機內) 와인에 '당첨'되기 위해 정성을 쏟고 있다. 항공사들도 승객들이 창공에서 즐기는 와인 수준을 올리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면서 기내 와인에 대한 와인 애호가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대한항공은 5월부터 프랑스 샴페인 '로랑 페리에' 3종('그랑 씨에클', '뀨베 로제 브륏', '브륏 엘뻬')을 국제선 장거리 전 노선의 일등석과 프레스티지 석에서 내놓고 있다. 세계 샴페인 매출 5위인 로랑 페리에는 대한항공 기내 진출을 교두보 삼아 아시아에서 인지도를 높이려는 의도다.

대한항공은 동남아시아 노선에서는 국산 와인인 '마주앙'도 선보인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기압이 낮은 기내에서는 탄닌 성분이 많으면 알코올이 강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과일향이 풍부하고 맛이 무겁지 않은 와인을 선정한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기내 와인을 선택할 때 세계 소믈리에 대회 우승자 등 각국 와인 전문가들을 초청해 시음회도 갖는다. 일등석에선 영화 '007' 시리즈에 나와 유명해진 프랑스 샴페인 '태탱저', 일반석에선 미국 로버트 몬다비와 칠레의 에라수리스가 합작해 만든 '에라수리스 카베르네 소비뇽'을 내놓는다.

에어프랑스는 와인 종주국의 자존심을 드러내듯 일등석부터 일반석까지 모두 프랑스 와인을 제공한다. 일등석은 그랑 크뤼 등급의 '샤토 그뤼오 라로즈', 일반석은 '하이직 모노폴'이다.

영국 항공사인 브리티시 에어웨이가 서빙하는 '폴로저 브륏 빈티지 1999'는 프랑스 와인이지만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가 생전에 즐겨 마셔서 영국과 인연이 깊다. 미국 유나이티드 에어라인은 아르헨티나산 '오크캐스크 카베르네 쇼비뇽'을, 칠레 항공사인 란 칠레항공은 칠레의 그랑 크뤼 와인으로 불리는 '알타이르'를 내놓고 있다.

김선미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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