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지난 10년간 두 번의 금융위기로 주가가 왜곡된 부분이 많아 최근 자료로 주식과 채권의 수익률을 비교하기에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금융위기를 자본시장의 속성으로 본다면 이렇게 비교하는 게 오히려 맞을 것 같기도 하다.
그렇다면 우리가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주식 투자는 ‘고위험 고수익’이고 채권 투자는 ‘저위험 저수익’이라는 개념이 완전히 잘못된 것일까. 앞서 언급한 바에 따르면 채권 투자가 ‘저위험 고수익’이고 주식 투자가 ‘고위험 저수익’이라는 황당한(?) 결론에 이른다. 특히 무위험 자산인 국채를 비교해도 같은 기간 국채 수익률이 주식 수익률보다 높다.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3가지 추론이 가능하다. 첫째, 상당 부분 진실이다. 일반적으로 저위험 저수익이라고 알려진 채권 투자가 기간에 따라서는 매우 훌륭한 투자 자산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투자교과서에서도 부동산, 채권, 주식을 황금분할로 3등분해서 투자하라고 가르친다.
둘째, 주식 투자는 투자 시기가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종목도 중요하지만 어떤 시점에 투자하느냐에 따라 수익률이 하늘과 땅 차이다. 미국에서는 과거 70년 동안 시기별로 3번 정도 정확한 타이밍에 투자했다면 70년간의 수익률을 다 얻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그런데 주식 투자의 타이밍 찾기는 불가능한 일이다.
셋째, 과거 20년간 채권 수익률이 주식 수익률을 앞섰다면 앞으로 20년은 이 수익률이 역전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어쩌면 지난 20년간 뒤처졌던 수익을 만회하기 위해 고위험 자산인 주식의 ‘일방적인 독주’가 시작될 수도 있다.
자본시장이 어떤 형태로 바뀌든 ‘고위험 고수익’은 불변의 원칙이다. 만약 이 원칙이 깨진다면 투자 시장에 엄청난 혼란이 일어날 것이다. 아직까지 이 원칙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어 보인다. 고위험 고수익이라는 원칙이 깨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지금부터 주식 투자가 제 몫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필자는 그렇게 되리라고 믿는다.
이상진 신영자산운용 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