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1600 이끌 ‘차기 주도주’ 찾았나요?

  • 입력 2009년 8월 18일 02시 55분


증시 급등후 숨고르기 양상
IT-철강-은행-자동차 등
지난달 오른 종목이 다시 이끌듯

대형 건설사 직원인 윤모 씨(31)는 중동 플랜트 건설 현장에서 약 10개월간 근무하며 번 7000여만 원 중 2000만 원으로 지난해 주식투자에 나섰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와 서툰 종목 선택으로 투자자금을 모두 잃다시피 했다. 윤 씨는 ‘투자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란 생각을 품게 됐고 적립식 펀드 같은 간접투자에 집중하겠다는 다짐도 했다. 그러나 최근 윤 씨는 다시 주식에 손을 대고 있다. 코스피가 1,600 선을 바라보고 국내외에서 경기 회복세가 본격적으로 가시화되고 있다는 전망이 지속적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 커지는 ‘차기 주도주’에 대한 관심

지난달부터 주가가 오름세를 보이고 경기 회복에 대한 긍정적인 소식이 들려오는 요즘 윤 씨처럼 적지 않은 ‘개미투자자’들이 직접투자에 다시 관심을 가지고 있다. 증권사들이 지점에서 개최하는 투자설명회에는 개인투자자들이 몰려들고 직접투자와 관련된 상담도 늘었다. 하지만 개미들이 무턱대고 증시에 뛰어드는 모습은 예전보다 훨씬 줄었다. 지난 2년간 워낙 증시가 부침을 겪었고 지난해에는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 같은 예측 불가능한 초대형 악재까지 경험했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직접투자를 시작하더라도 앞으로 주가 상승을 이끌어 갈 ‘차기 주도주’가 어떤 종목이냐를 놓고 개인투자자들의 고민이 더욱 커지고 있다. 현재 증권업계에서는 대형주들이 계속해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증권사들이 차기 주도주로 제시하는 종목은 △7월 급등하며 8월 전반부 상대적 약세를 보인 종목 △환율에 의존하지 않고 성장할 수 있는 종목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는 종목 등이다.

○ 상승 주도했던 종목이 또 상승 이끈다

대신증권은 지난달부터 증시가 급등하다 이달 전반부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속도 조절 뒤에는 다시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이달 후반부에는 이런 증시 흐름과 맞물렸던 종목들의 주가가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대신증권 최재식 연구원은 “지난달 코스피 대비 초과 수익률을 기록한 업종 중 8월 전반부에 속도 조절에 들어갔던 반도체, 은행, 철강금속, 증권 관련 종목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원화절상 압력이 커질 가능성에 대비해 환율에 의존하지 않고 점유율을 올릴 수 있는 기업에 집중하라는 ‘수출주 옥석 가리기’ 보고서를 17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서 삼성증권 김학주 리서치센터장은 “원화절상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고 이 경우 수출 기업들은 그동안 얻었던 가격 경쟁력을 포기해야 한다”며 “원화절하보다는 기술적 우위를 바탕으로 시장점유율 상승세를 높이고 있는 삼성전자에 초점을 맞추라”고 조언했다.

동양종합금융증권도 경기 회복에 민감한 정보기술(IT), 금융, 자동차, 철강 등의 업종을 추천했다. 이 회사의 조병현 연구원은 “외국인투자가들의 움직임을 보면 기존 주도 업종에서 소외 업종으로 관심을 돌리는 것이 아니라 기존 업종 내에서 종목이 바뀌는 순환매가 나타나고 있다”며 “개인투자자들도 기존 상승 업종에서 차기 주도주가 될 가능성이 높은 종목들을 집중적으로 알아보는 전략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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