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와 울릉도가 ‘그린 아일랜드’로 뜨고 있다. 풍력발전 단지 등으로 이미 신재생에너지의 섬으로 부상한 제주도는 6월 ‘스마트 그리드’(지능형 전력망) 실증단지(test bed)로 선정된 후 전기자동차 실증단지화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울릉도는 신재생에너지와 자연순환 시스템 도입 등을 통해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는 섬으로 만든다는 계획이 발표됐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18일 “제주도에 전기자동차 충전소를 세워 관광객들이 전기자동차를 렌트해 타고 다닐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전력의 지능형 전력망 실증단지에 이어 전기자동차 실증단지 계획을 추가하겠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우선 전기자동차의 일반 도로 주행 허가가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관리법상 최고 시속 60km 이상이어야 하는 규정이나 안전 규정, 세제와 보험 가입 문제 등이 종합적으로 해결돼야 정식 번호판을 받고 주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지경부 관계자는 “우선 제주도에서만이라도 전기자동차가 일반 도로에서 다른 차량들과 함께 다닐 수 있도록 관련법을 개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지경부는 전기자동차 보급과 충전소 건설에 관한 계획도 추진 중이다. 한전은 이미 지능형 전력망 조성 계획에 전기자동차 충전소 건설을 추가했다. 한전은 지능형 전력망 실증단지로 선정된 제주시 구좌읍에 2곳을 포함해 제주도 전역에 5개의 충전소를 건설할 예정이다.
울릉도는 1만여 명이 거주하는 섬으로, 바닷바람을 이용한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공급과 에너지 자급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게 에너지관리공단의 설명이다. 울릉도는 내년부터 소형 풍력발전을 보급하기 시작해 태양광과 지열 등 신재생에너지 시설과 축산분뇨, 폐기물 등을 재활용하는 자연 순환 시스템도 도입할 예정이다.
고립된 섬이 실증단지로 각광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외부의 영향을 덜 받고 독립적인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섬에서는 전기자동차의 운행을 테스트하거나 모니터하기에도 쉽고 전력망을 외부와 차단해 시험해 볼 수도 있는 것이다. 한전 관계자는 “제주도의 실증단지 선정은 이미 신재생에너지원이 풍부해 다양한 시험을 해볼 수 있고 청정 관광단지라는 상징성도 한몫했다”고 말했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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