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7월부터 쌍꺼풀 수술 등 미용성형비와 자동차운전학원 수강료, 애완동물 진료비가 10% 정도 오를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는 이번 세제개편안에서 세수를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그동안 부가가치세(10%)가 면제된 업종을 대거 과세 대상에 포함시켰다. 사업자들이 서비스 가격 인상을 통해 부가세를 소비자에게 전가할 가능성이 높아 서비스 이용자들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현재 부가세가 면제되는 쌍꺼풀 수술, 코 성형, 지방흡입술에 부가세가 붙으면서 시술 비용이 자연히 올라가게 된다. 재정부 관계자는 “전문가들과 상의해 신체의 필수기능 개선 목적이 아니라고 판단되는 미용 목적 성형수술은 과세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현재 의료비 소득공제 대상인 미용 및 성형 수술비가 내년부터 공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자동차운전학원과 무도학원 수강료도 부가세 과세 대상으로 전환된다. 그동안에는 교육 용역의 하나로 보고 면세해 왔으나 성인을 대상으로 한 영리 목적의 사설학원은 공익적 성격이 약하다고 보고 과세하기로 한 것.
윤영선 재정부 세제실장은 “1차로 이 두 학원을 과세하기로 했고 추후에 다시 한 번 판단해 대상을 늘릴 것”이라며 “영어학원 같은 어학학원은 당연히 제외된다”고 말했다.
수의사의 애완동물 진료비에도 내년 7월부터 부가세를 물린다. 의료 용역의 하나로 봐오던 것을 국제적 기준에 맞춰 과세로 돌리는 것이다. 다만 축산용 가축의 진료 등은 면세를 유지하기로 했다.
또 유흥주점, 룸살롱, 나이트클럽 등은 내년 1월부터 농수산물을 살 때 그동안 적용받던 부가세 의제 매입세액 공제를 받지 못하게 된다.
이 제도는 영세자영업자의 세 부담 경감을 위해 매입액의 일정비율(개인음식점 7.4%, 법인음식점 5.6%)을 세액 공제해 주는 것으로 룸살롱 등 유흥업소는 이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이번 세제개편안에는 규모는 크지 않지만 실생활과 밀접하거나 기업이 알아두면 유용한 항목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
정부는 우선 논란이 됐던 가전제품 개별소비세를 출고가의 5%로 결정했다. 내년 4월 1일 이후 출고되는 냉장고, 에어컨, TV, 드럼세탁기 중 에너지 소비량이 많은 품목에 5년 동안 한시적으로 세금이 붙게 되는 것.
개별소비세를 5% 매기면 소비세의 30%인 교육세(1.5%) 등 모두 7.15%의 세금이 출고가에 더해진다. 이에 따라 현재 230만 원인 50인치 대형 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PDP) TV 가격(출고가 기준)이 246만4000원으로, 260만 원인 25평형 대형 에어컨이 278만6000원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세금 부과 기준은 추후 논의를 거쳐 결정할 것”이라며 “걷은 돈은 저소득층의 보일러를 고효율 제품으로 교체해주는 등 저소득층 지원 사업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또 골프장 입장료에 포함된 개별소비세 1만2000원의 부과기준을 완화하기로 했다. 지금은 경기 중단 여부와 상관없이 1인당 1만2000원을 받고 있지만 비가 많이 와서 18홀을 다 돌지 못하고 9홀만 돌 경우 개별소비세를 절반인 6000원으로 깎아주기로 한 것이다.
국내 기업들이 이슬람권에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이슬람 채권인 ‘수쿠크’의 수익에 대해서는 법인세가 면제된다. 수쿠크는 이자를 금지하는 이슬람 율법에 따라 채권 발행자금으로 자산을 사들인 뒤 여기서 발생하는 임대소득을 이자 대신 지급하는 이슬람 채권. 현행 규정상 외국법인의 외화표시채권 이자소득에는 법인세가 면제되지만 그동안은 수쿠크가 여기에 해당하는지 불확실했고 이 때문에 국내에서 한 번도 발행된 적이 없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50인치 PDP TV 소비세 5% 부과
230만 원 → 264만4000원
우천으로 골프 중단시 소비세 감액
1만2000원 → 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