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좋은 직장 만들기]인재관리 데이터 있습니까

  • 입력 2009년 8월 27일 02시 53분


개인들도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사용하는 시대가 되면서 나침반은 이제 과거의 흔적이 되어버린 지 오래다. 실제로 나침반을 사용하는 사람은 손으로 꼽을 정도겠지만 나침반을 직접 사용해보지 않은 사람이라도 ‘나침반이 가리키는 곳이 북쪽’이라는 사실은 알고 있다.

그렇지만 ‘북’이라고 하는 방위가 지도상의 북쪽인 진북(True North)과 나침반이 가리키는 북쪽인 자북(Magnetic North)으로 두 가지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의외로 많지 않다. 실제 생활에서는 진북과 자북의 차이가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탐험가나 비행기 조종사에게는 실제 지도상의 북쪽으로 내가 이동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은 중요한 사항이다. 마찬가지로 기업에도 데이터 수집 및 분석을 통해 현재의 경영환경을 이해하고 목표에 근접하고 있는지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은 너무나도 중요한 일이다.

이러한 데이터의 활용과 분석에는 이미 많은 기법과 방법론이 등장했고 이중 일부는 이미 적용되고 있다. 특히 데이터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인식한 글로벌 기업들은 항공기 조종석의 다양한 계기반과 같은 ‘매니지먼트 콕핏(Management Cockpit)’ 시스템을 구축해 실시간으로 주요 경영지표를 분석 관리하고 있다. 국내 기업과 글로벌 기업이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부분도 바로 이 데이터 관리 부분이다.

회계, 영업, 생산과 같이 회사의 재무적인 성과와 연결된 영역에서는 이미 국내 기업들도 글로벌 수준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 기업들이 좀 더 글로벌 기업 수준에 근접하기 위해 개선해야 할 부문이 있다면 바로 사람과 관련한 데이터의 관리, 활용이다.

글로벌 기업들은 특정 국가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보상 수준이 적정한지를 파악하기 위해 산업별 급여 조사에 참여하거나 관련 보고서를 주기적으로 구매한다. 본사 역시 글로벌 서비스 회사와 연계해 국가별 인사 관련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제공받고 있다. 아직도 많은 국내 기업이 급여 경쟁력을 대졸 초임, 직급별 평균급여 수준에서 파악하는 실정이지만 글로벌 기업들은 직무별로 기본급, 성과급 그리고 스톡옵션 같은 장기 성과급까지를 포함한 총보상 개념으로 확대하여 분석하고 있다.

올해 초만 해도 경제회복이 가능할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높았지만 일각에서는 이제 완전한 회복기에 들어섰다는 조심스러운 예측이 제기된다. 따라서 인재 관리의 관점에서 본다면 올해 하반기와 내년 초까지는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이 회복될 것에 대비해 뛰어난 성과를 내는 인재들에 대한 기업들의 수요가 늘어날 것이고 자연스럽게 기업마다 핵심 인재들을 지켜야 하는 상황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럴 때일수록 데이터를 토대로 일관되게 기업의 상황과 나아갈 방향을 알려주는 기준점인 ‘진북’이 경영자에게는 더없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항재 휴잇어소시엇츠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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