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인플루엔자A(H1N1)가 확산되면서 마스크, 체온계, 손세정제, 가글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검색광고업체 오버추어코리아에 따르면 15일을 기점으로 전후 일주일간 키워드 검색 추이를 조사한 결과 ‘신종 플루’ ‘신종 플루 증상’ ‘예방’과 관련된 키워드 검색 건수가 13배로 늘었다.
‘마스크’ ‘손세정제’ ‘타미플루’ 등의 검색 건수는 국내 첫 사망자 발생 이후 약 7배로 늘었고 손세정제와 구강청결제, 마스크를 사려는 사람도 많아졌다고 한다. 편의점과 온라인 쇼핑몰은 이 제품들이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4배까지 매출이 훌쩍 뛰어 올랐다고 밝혔다. 온라인 쇼핑몰은 이미 ‘신종 플루 예방’ 특집코너까지 만들어 놓았다. 항균 세정제가 대표적으로 인기를 끈다. 오버추어코리아에 따르면 8월 15∼21일 옥션 손세정제 판매량은 지난주 같은 기간(8∼14일)에 비해 무려 342%나 증가했다. 신종 플루가 유통업계에 새로운 이슈를 만들어준 셈이다.
이 제품들은 신종 플루 감염을 막는 데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전문의들에게 물어봤다.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듯 감기 예방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 꼭 신종 플루가 아니더라도 마스크는 외부에서 들어오는 바이러스를 일부분 차단해 호흡기 감염 질환을 줄여준다. 물이 필요 없는 손소독제를 사용하는 것도 좋다. 이런 제품은 적당량을 손에 덜어 쓱쓱 비벼주면 손에 묻은 세균을 없애줘 세면대가 없더라도 자주 손을 소독할 수 있다. 구강청결제도 칫솔로 양치를 하기 힘든 상황에서 편하게 쓸 수 있다.
하지만 물과 함께 쓰는 항균세정제가 비누보다 더 효과적이지는 않다. 언뜻 생각하기에 ‘99% 이상 세균을 없애준다’는 항균세정제는 일반 비누보다 안전한 것 같지만 전문의들은 “무엇으로 닦고 헹구든 상관없다”고 말한다. 정희진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항균세정제는 일반 비누보다 강력하지만 신종 플루 바이러스는 항균세정제로 닦아야 할 만큼 생존력이 높지는 않다”며 “얼마만큼 자주, 잘 씻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신종 플루를 예방하는 데는 ‘어떤 제품을 쓰느냐’보다 ‘어떤 자세로 위생에 신경 쓰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의미다. 앞서 말했던 물이 필요 없는 항균세정제나 구강청결제도 자주,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최대의 강점이지 이런 제품을 꼭 사용해야 할 필요는 없다.
신종 플루가 두렵다고 비싼 항균세정제를 사들이는 등 수선을 떨기보다는 손을 자주 씻고 주위를 청결하게 하는 ‘바른생활’이 각종 바이러스 감염 예방에 가장 효과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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