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균 논설위원의 추천! 비즈 북스]죽은 CEO의 살아있는 아이디어

세계적 기업 일군 창업자들, 그들의 무기는?
토드 부크홀츠 지음·최지아 옮김
504쪽·2만2000원·김영사

현대 경영학의 창시자라 불리는 피터 드러커는 “한 기업의 생존과 번영은 결국 내일의 경영자 손에 달려 있다”고 했다. 경영자의 그릇만큼 기업이 성장하고 발전한다는 말도 있다. 그렇다면 세계적 기업을 일군 창업자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떻게 사업에 도전했던 것일까.

이 책은 소니 에스티로더 디즈니 맥도널드 뱅크오브아메리카 같은 글로벌 기업의 창업자들을 분석했다.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라는 책으로 유명한 경제학자 토드 부크홀츠는 경영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가장 전설적인 성공신화를 남긴 최고경영자(CEO) 10명을 선정해 그들의 업적뿐 아니라 삶을 구석구석 탐구했다. 그리고 그들만의 살아있는 아이디어를 찾아냈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에 도전해 놀라운 성공을 거둔 창업자들의 이야기는 기업 경영뿐만 아니라 인생 경영에서도 참고할 만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은행의 거만한 문턱을 낮추고 서민을 고객으로 섬기는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아마데오 잔니니, 평범한 근로자도 성공적인 프랜차이즈 사업을 할 수 있다고 확신하고 맥도널드를 세운 레이 크록, 계층과 관계없이 누구나 자녀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놀이공원을 만든 월트 디즈니. 일하는 여성들도 할리우드 배우처럼 매끈한 피부를 가질 수 있다고 주장한 메리 케이, 음악은 실내에서 듣는 것이라는 편견을 깨고 워크맨 혁명을 일으킨 소니의 모리타 아키오 등등.

새로운 비즈니스를 개척한 기업인들의 이야기는 삼국지에 나오는 영웅들의 이야기만큼이나 흥미진진하다. 현대의 영웅은 바로 불가능을 실현한 기업인일지도 모른다. 비즈니스에 열악한 환경에서 일말의 두려움도 없이 불굴의 의지로 기업을 일으키고 역사의 판도까지 바꾸어 놓았으니 이들이야말로 어쩌면 진정한 위인(偉人)이고 영웅이 아니겠는가.

청소년들은 위인이나 영웅들의 이야기를 읽고 미래의 꿈을 키운다. 불가능에 도전한 기업인들의 이야기는 어렸을 적 읽었던 천편일률적인 위인전보다는 더 현실성이 있고 청소년들에게는 미래의 역할 모델이 될 수 있다.

이 책에 나온 10인의 CEO는 세계대전과 대공황을 몸으로 겪고 글로벌 경제로 넘어가는 20세기를 지나왔다. 엄청난 유산을 받은 기업인이 아니다. 공부보다는 어렸을 적부터 스스로 제 앞가림을 해야 하는 열악한 처지에서 누구보다 먼저 철이 들었고 현실에 뛰어들어 자신의 삶을 이뤄냈기에 더욱 감동을 준다.

우리나라 기업인들에 관해서도 좋은 책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좋은 점만 부각하고 단점을 빼는 것이 아니라 사실에 근거해 편견 없이 쓴 기업인 전기가 많이 나왔으면 싶다. 역경을 극복하고 불가능해 보이던 도전을 성공시킨 기업인들의 이야기는 어려운 처지의 청소년들에게 힘이 될 것이다.

parkyk@donga.com

▼미꾸라지-메기 한 수조에 넣어라
메기 경영 김상목 지음
260쪽·1만2000원·이팝나무▼

오래전 영국 어부들은 청어를 잡아 런던까지 운반할 때 청어의 천적인 물메기를 이용했다. 청어는 물메기를 피해 부지런히 도망다니느라 몸이 튼튼해졌고 그 덕에 산 채로 목적지까지 도착할 수 있었다. 이는 ‘메기 이론’으로 불리며 조직원 간 경쟁심을 높이는 인사관리법으로 활용됐다.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은 1993년 ‘신경영’을 이야기할 때 “메기를 넣어 기른 미꾸라지와 그렇지 않은 미꾸라지는 성장 속도와 건강 면에서 큰 차이가 있다”면서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경영컨설턴트인 저자는 메기 이론을 활용해 ‘메기 경영’이라는 개념을 내놓았다. 그는 “메기의 중요성에만 집중해선 안 되며 어부의 역할을 함께 고민해야 효과가 극대화된다”고 강조한다. 미꾸라지와 메기를 한 수조에 넣기 전에 수조의 크기, 산소 공급 방법 등 제반 환경을 어부가 준비하듯 기업의 리더는 조직 내 긴장과 경쟁이 순방향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환경을 세심하게 마련해줘야 한다는 얘기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

▼원유가격, 美-中자원전쟁에 달렸다
오일 카드 제임스 R 노먼 지음·전미영 옮김
352쪽·1만8000원·도서출판AK▼

1998년 원유 가격은 배럴당 10달러대였다. 10년 뒤인 2008년 원유 가격은 140달러를 넘었다. 어떻게 이런 급변이 일어났을까. 통계에 따르면 이 사이 수요와 공급 어느 쪽도 유가 폭등을 촉발할 정도로 늘거나 줄지 않았다. 언론인인 저자는 원유를 무기로 경쟁 상대국을 견제하는 미국의 정책을 유가 급변동의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미국이 이라크에서 벌인 전쟁을 미국과 중국 간 석유 쟁탈전의 결과로 해석했다. 그는 “미국이 이라크의 석유를 확보하기 위해 전쟁을 벌인 게 아니라 이라크의 석유를 그냥 땅에 묻어두기 위해 벌인 것”이라는 독특한 해석을 제시한다. 중국이 이라크의 석유를 얻기 위해 후세인과 손을 잡자 미국이 이를 막기 위해 전쟁을 감행했다는 것이다.

그는 “원유 가격은 시장의 수요 공급과는 거의 관계가 없으며 향후 유가 역시 미국과 중국의 자원전쟁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달렸다”고 말한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