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간 주식시장은 미국과 중국 주가에 일희일비했다. 개장 초에는 전일 미국시장의 상승 소식에 힘입어 강세로 출발했다. 그러나 오후에는 중국시장의 하락 뉴스가 악재로 작용하며 약세로 돌아서곤 했다. 소위 전강후약 패턴이 반복됐는데, 미국과 중국(G2)의 영향력이 그만큼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시장은 최근 들어 안정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일련의 경제지표가 바닥에서 벗어나며 어두운 터널을 통과했다는 점이 주가 상승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반대로 중국시장은 급등락을 반복하며 변동성이 커졌다. 예상을 상회하는 가파른 성장과 더불어 자산가격 급등에 대한 우려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정부가 대출 규제를 시작하면서 수급 악화를 걱정하는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 한쪽은 이제 수렁에서 벗어나며 생기가 도는 반면 다른 한쪽은 너무 잘나가서 탈이 난 상황이다. 오전과 오후의 상이한 주가 흐름은 양쪽을 다 살펴볼 수밖에 없는 우리 여건 때문에 비롯됐다.
시장 내부적으로 보면 정보기술(IT)과 자동차업종의 눈부신 도약이 눈에 띈다. ‘자체발광 IT와 쾌속질주 자동차’로도 표현 가능하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현대모비스, LG화학, 삼성전기, 삼성SDI가 핵심 7인방으로 올라서며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 7인방의 주가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거나 근접하는 극적인 상승 행보를 유지하고 있다.
기록적인 주가 강세에는 두 가지 근거가 있다. 하나는 하반기 실적이 기대 이상으로 좋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외국인 매수에 힘입어 개별 수급 상황이 호전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 해외 경쟁업체의 몰락과 퇴출로 국내 대표기업의 글로벌 순위가 몇 단계 올라서고 있다는 점에도 의미를 둘 수 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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