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투자 때문에 속을 끓이고 있는 62세 남성이다.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가가 폭락하면서 펀드 투자에서 많은 손실을 봤다. 이 때문에 주가가 다시 치솟고 있는 요즘 펀드 투자자금 전액을 환매하고 직접투자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 해야 하나.》
지난달 28일자 동아일보 경제섹션 B2면을 보면 삼성증권, 대신증권, 동양종금증권의 투자설명회에 참석한 투자자 100여 명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사람(45.6%)이 “앞으로 직접투자만 하겠다”고 답했다. 최근 삼성전자, 현대차, LG화학 등의 주식들이 펀드 수익률에 비해 월등한 성과를 내면서 직접투자에 대한 관심은 어느 때보다 뜨거운 상황이다.
상담자도 이와 같은 많은 투자자처럼 펀드 투자자금을 모두 환매하고 직접투자만 하겠다는 결심을 내리려는 것 같다. 하지만 결심을 실행하기 전에 과거 투자 방법을 되돌아보길 바란다.
2003년부터 본격적으로 성장해온 주식시장과 해외 투자는 국내 금융시장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투자 방법의 관점에서는 아직 과도기적 모습이 많았다. 지금까지 국내 투자 문화는 ‘전망’과 ‘유행’으로 요약된다. 브릭스(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국가에 대한 장밋빛 전망으로 친디아(중국과 인도), 러브(러시아와 브라질) 펀드가 유행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우리는 이러한 전망과 유행에 따른 몰아넣기 식 투자가 어떤 결과를 불러왔는지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이번에 또다시 직접투자의 유행에 편승하기에 앞서 본인의 자금 계획에 맞는 종합자산관리계획을 세우는 게 좋다.
본인에게 맞는 종합자산관리계획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먼저 체계적인 투자 절차를 준수해야 한다. 투자 실행에 앞서 투자 원칙을 정하고 투자 목표를 수립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는 말이다. 둘째, 효율적인 분산을 통한 위험관리가 중요하다. 기대수익은 ‘전망’에 따라 변할 수 있지만 위험은 과학적 기법에 의해 관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투자 목표를 먼저 세운 뒤 위험을 고려한 자신만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투자를 해야 한다는 뜻이다.
상담자의 투자 성향을 분석해 보니 위험중립형 및 적극투자형의 중간으로 나타났다. 투자 성향과 연령, 노후 준비에 대한 안전자산 비중을 감안해 위험중립형으로 투자하길 권한다. 최근 개인투자자의 환매가 급증하는 것은 3년 이상 된 적립식 펀드의 만기가 도래한 데다 간접투자 방식인 펀드가 주가 하락세 때 방어에 부진했으며 성과 차이도 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직접투자의 어려움도 여전히 있다. 연초 대비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40% 정도로 LG화학의 주가 수익률 70%에 비해 낮지만 H중공업이나 D건설의 10%에 비해서는 월등한 성과이다. 또한 수익률이 높은 주식을 중도에 매도했다면 성과는 더욱 낮을 것이다.
유행을 좇아가는 것은 투자 실패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반등 초기에 환매하고 고점에서 다시 사들이는 잘못된 투자 행태를 또 반복해서는 안 된다. 과거의 사례를 거울삼아 직접 주식투자 비중을 10% 이내로 낮추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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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태우 삼성증권 투자컨설팅파트 마스터PB
정리=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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