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인플레가 닥치고 금리가 오르면 어떤 자산이 가장 유리할까. 말할 것도 없이 현금이나 채권은 우선 피해야 할 대상이다. 국내주식은 이론적으로 인플레에 가장 방어적인 투자 대안이다. 어지간한 물가상승 국면에서 국내주식은 화폐 가치 하락을 보상해줄 수 있다. 인플레는 대개 경기확장을 배경으로 하기 때문에 기업 수익이 초기 물가상승 부담을 상쇄시켜 주는 것이다. 특히 국내 우량기업들이 보유한 부동산과 기타 유형자산은 국내 어떤 경제 주체가 보유한 자산보다 가치가 높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둘째, 만약 경기가 반대로 디플레에 빠지면 어떻게 될까. 아직은 다소 먼 얘기로 들기겠지만 한국경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주변국보다 경제활력이 떨어질 소지가 크다. 하지만 국내 간판기업들은 이미 해외생산 비중을 높인 데다 다원화된 수출구조를 갖추고 있다. 또 한국은 세계적으로 모범적인 주주 중시 문화를 뿌리내린 국가 가운데 하나다. 따라서 국내주식은 내수가 침체되더라도 해외 부문 등에서 보완할 수 있어 최소한 다른 국내 자산보다 상대적으로 안정된 수익률을 보장할 힘을 갖고 있다.
셋째, 해외경기가 좋다고 해서 반드시 해외주식이 토종주식보다 우월한지를 살펴봐야 한다. 후발 개발도상국들의 경기탄력성이 높다고 해서 주가상승률까지 높다는 보장이 없다. 개도국의 금리는 항상 높고 회계장부의 투명성 또한 떨어지며 성장을 위해 끊임없이 설비 투자를 하기 때문에 주식가치가 희석될 가능성이 높다. 또 신흥국 기업들은 수익변동성이 크고 때로는 정치·사회적 위험에 노출되기도 한다. 해외투자를 아예 하지 말라는 얘기는 아니다. 국경을 넘는 투자는 더 신중해야 하며 위험분산 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얘기다.
국내주식은 장기적으로 충분히 투자의 보물이 될 만하다. 최소한 다른 투자 대안에 비해 위험 대비 수익성 측면에서 뒤처질 가능성이 낮다. 다만 이는 중장기 관점에서 그렇다는 얘기다. 기술적으로 이 보물단지를 얼마나 더 싸게 담느냐, 남들이 관심을 두지 않을 때 이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는 투자자들이 감당해야 할 몫이다.
김한진 피데스투자자문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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