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부품 업체인 LG이노텍이 그룹의 대표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LG그룹 계열사 매출액 순위에서 10위 안에 들까 말까 했던 이 회사는 올해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텔레콤에 이어 5위권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의 ‘삼두마차’ 체제였던 LG그룹의 제조업이 LG이노텍을 포함한 ‘사두마차’ 시대를 맞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LG이노텍의 달라진 위상은 주가(株價)에 반영돼 있다. 올해 3월 말 6만5200원이던 이 회사 주가는 4일 현재 15만2500원으로 133%나 올랐다. LG그룹의 대표주인 LG전자 주가를 8월 말에 처음 추월한 뒤 계속 격차를 벌리고 있다. LG전자 주가는 4일 종가 기준으로 14만1000원이다. 매출액도 2001년 3067억 원에서 지난해 1조9216억 원으로 수직상승했다. LG마이크론과 합병한 올해엔 3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삼성그룹의 부품업체인 삼성전기가 2조∼3조 원대의 매출에서 수년째 정체된 사이 2조 원에 가까운 격차를 단숨에 따라잡아 주목된다. 지금까지 LG그룹의 약점으로 지적돼 왔던 전자부품 사업에서 삼성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LG이노텍은 원래 TV에 들어가는 튜너, DVD용 모터 등을 만드는 평범한 부품회사였다. 그러다가 LG전자의 액정표시장치(LCD) TV, 휴대전화 사업이 고속 성장하면서 기회를 잡은 것. 휴대전화 카메라 모듈, LCD TV용 발광다이오드(LED)로 사업영역을 넓히는 데 성공한 것이다.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은 LED 사업의 매출은 지난해 1700억 원에서 내년 1조 원으로 늘어나며 이 회사의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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