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그 사업이 돈이 될 것이라는 생각은 투자자들의 생각이었을 뿐이다. 2000년 국내 광고 시장은 TV, 신문 등을 합쳐 총 5조 원 정도였다. 결국 시가총액 5조 원이라는 것이 합리화되기 위해서는 광고주가 기존 광고의 대부분을 인터넷에 할애하거나 광고 예산을 대폭 증액해야(두 배 가까이) 가능한데 그런 부분에 대한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던 것이다.
최근 국내 주식시장의 모습을 보면 아직도 그런 흐름이 계속 반복되는 것 같아 답답할 때가 많다. 최근 급등세를 보였던 신종 인플루엔자 관련주를 보자. 정부나 민간에서 백신이나 치료제를 구입하는 데 들이는 비용은 5000억 원도 안 되는데 소위 신종 플루 관련주라는 종목들은 불과 열흘도 안 되는 기간에 시가총액이 2조 원 가까이 증가했다. 5000억 원 매출 증가에서 늘릴 수 있는 이익은 500억 원 내외에 불과한 데도 말이다.
신기술이나 신소재, 신약 등 기존에 없던 것이 증시에 등장하면 주가가 아주 단기에 급등하는 일이 많다. 반면 기존 산업이 잘된다고 하면 다소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남들도 다 아는 내용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과거 제약이나 철강, 조선, 할인점 업종의 주가 상승과 지금 정보기술(IT), 자동차의 주가 상승을 지켜보면 과연 남들도 다 안다고 해서 무시해야 할 일인지 한 번 곱씹어 생각해 볼 일이다.
이번 주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할 이벤트는 10일 개최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결정이다. 지금까지 정부와 한국은행의 자세를 볼 때 이번에도 금리는 동결이 확실시된다. 중요한 것은 한국은행 총재의 코멘트와 이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다. 최근 단기금리인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상승하기 시작했고 계속해서 1%대에 머물던 물가도 2%대로 진입한 만큼 금리 인상 압력이 점차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통위 이후 코멘트에서 금리 인상 시기를 어떻게 언급하는지에 따라 증시는 등락이 엇갈릴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시장은 올해 말까지는 인상이 없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