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車부품, 해외시장 공략 잰걸음

  • 입력 2009년 9월 7일 02시 59분


외국車, 값싼 한국산 눈돌려
상담회-전시회서 적극 홍보

한국 자동차부품 업체들이 세계 시장에서 더 촘촘한 판매망 짜기에 들어간다. 여름휴가를 마치고 공장을 다시 돌리는 해외 자동차업체를 공략하기 위해서다. 국내 부품업체들은 주로 한국 자동차업체에 납품해 왔지만 이번에 거래회사를 다변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자국 부품업체와의 협력에 주력했던 외국 자동차업체가 경제위기 이후 저렴한 한국산 부품에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부품업체들은 우선 중국 자동차업체 잡기에 나선다. 6일 KOTRA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중국 자동차 메이커 초청 부품공급 상담회’를 연다. 중국 자동차업체가 한국을 방문해 부품 구매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GM대우의 ‘짝퉁’ 격인 ‘QQ’를 만드는 ‘치루이(奇瑞)’, 중국 최대 자동차업체 이치(一汽)자동차 계열사 ‘이치제팡(一汽解放)’, 현대자동차의 스타렉스를 조립 생산하는 ‘안후이장화이(安徽江淮)’,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파제로’를 생산하는 ‘창펑(長豊)’ 등이 온다.

중국에 구매본부를 둔 유럽차 회사들도 한국산 부품 구매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PSA 푸조시트로앵 중국 글로벌소싱본부는 내년 한국산 부품 구매에 5000만 달러의 예산을 투입할 생각이다. 포드의 중국 글로벌소싱본부도 한국산 수입 규모를 늘릴 계획이다.

일본 도요타는 본사 조달센터에 처음으로 한국 부품업체들을 불러들여 전시회를 연다. 이 자리에는 LG이노텍, 명화공업, 휘일, 엠티아이지 등 39개 업체가 도요타 구매책임자 및 협력업체 관계자들과 직접 수출 상담을 한다. KOTRA는 기존 거래 부품업체들의 민감한 반응 때문에 주저하던 도요타 측을 1년 이상 설득했다고 한다.

11일에는 일본 후쿠오카에서 ‘한일 자동차부품 상생협력 수출상담회’가 열린다. 국내 23개 부품업체는 도요타, 닛산, 마쓰다 등 일본 자동차업체와 이 업체들의 1, 2차 협력업체들과 함께 수출 상담을 벌인다.

전문가들은 이번 경제위기 이후 느슨해진 해외 자동차업체-부품업체 간 ‘수직계열화’가 한국 자동차부품 업체에 절묘한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 일본의 부품업체들에 비해 비교적 가격경쟁력이 높기 때문이다. 더구나 미국 부품회사들이 경제위기로 무너져 한국 부품회사들이 수요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KOTRA 관계자는 “외국의 자동차업계도 강성 노조 때문에 자국 부품업체에 대한 수직계열화가 공고한 편”이라며 “하지만 현지 자동차업체들이 경제위기 이후 원가절감을 중시하며 한국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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