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웹’ 세상에서 성공하기… 결론은 ‘투게더’

  • 입력 2009년 9월 8일 02시 56분


SK커뮤니케이션즈 ‘오픈소셜’ 가입 계기로 본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엄청난 제작비-마케팅 공세보다는
‘함께 해야 즐겁다’ 인간본성에 맞춰야

인구 10억 명의 초대형 시장. 막대한 자본과 축적된 노하우가 없어도 열정과 아이디어, 감각만 있다면 누구나 ‘대박’을 꿈꿀 수 있는 곳. 중국이나 인도 얘기가 아니다. ‘오픈 소셜’과 ‘페이스북’이라는 두 개의 나라로 이뤄진 세상. 바로 ‘소셜 웹(Social Web)’의 세계다. 이 세계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오프라인의 ‘현실 세계’에서와 마찬가지로 서로 사회를 구성하고 의견과 정보를 교환하며 살아간다.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현실 세계와 다를 바 없어 보인다.

○ 소셜 웹이라는 세계

이 세계의 인구는 10억 명이 넘는다. 싸이월드와 네이트온을 사용하는 한국인 3000만 명은 물론 페이스북과 구글, 마이스페이스 등 수많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가입한 사람들을 합친 수다. 페이스북은 개별 서비스로는 가입자가 가장 많고(2억 명) 역사도 오래된 편이라 이 세계의 초강대국으로 꼽힌다. 반면 한국 최대 SNS 싸이월드는 물론 구글과 야후 같은 세계 최대의 인터넷 서비스조차 이곳에선 군소 국가일 뿐이다. 그래서 구글이 첫 삽을 뜨고 ‘오픈 소셜’이란 동맹을 제안했다. 페이스북을 제외한 세계의 모든 SNS 가입자 정보를 공유하자는 것이다. 이를 모두 합치면 8억 명이 넘는다. 거대한 ‘연방제’ 국가가 생긴 것이다. 최근 SK커뮤니케이션즈도 이 오픈 소셜 진영에 가입했다. 그리고 이 회사는 4일 한국 개발자들을 상대로 ‘네이트 앱스토어 개발자 세미나’라는 행사를 개최했다.

이 행사에 모인 200여 명의 개발자들은 소셜 웹의 세상을 활기차게 만드는 상인들이다. 이들은 소규모 웹 애플리케이션(인터넷 서비스에서 사용하는 게임이나 문서작성 도구 등의 다양한 소프트웨어)을 만들어 일종의 장터에 해당하는 네이트 앱스토어에서 판매할 생각이다. 해외에선 애플이 개발한 휴대전화 ‘아이폰’용 소프트웨어를 사고팔 수 있는 ‘아이튠스 앱스토어’나, ‘페이스북’의 ‘페이스북 앱스토어’ 등이 비슷한 사례로 꼽힌다. 큰 시스템은 거대 인터넷 기업들이 만들었지만, 이곳을 다양하고 풍성하게 만드는 건 바로 이런 개발자들과 이들이 만든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는 사용자들이다.

○ 화려함보다 친근함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MS)가 개발한 ‘헤일로3’는 5억 달러(약 6200억 원) 이상을 벌어들였다. 약 3000만 달러를 투자해 엄청난 성공을 거둔 것이다. 그런데 이날 행사에 모인 개발자들은 헤일로3를 부러워하는 대신 ‘한물 간 유행’ 취급했다. 이들은 헤일로3 대신 징가라는 작은 게임회사의 ‘텍사스홀듬’이라는 단순한 카드 게임을 영웅처럼 여겼다. 미국의 벤처캐피털 라이트스피드벤처파트너스에 따르면 헤일로3의 월간 이용자는 약 1000만 명인데 텍사스홀듬은 800만 명이 이용한다. 헤일로3 사용자는 시간이 갈수록 줄어들지만 텍사스홀듬 사용자는 증가한다. 텍사스홀듬은 몇몇 개발자가 헤일로3의 30분의 1인 100만 달러가 안 되는 적은 개발비로 만들었다. 징가는 올해 이런 작은 게임들로만 4000만 달러를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소셜 웹의 세계에서 애플리케이션의 성공을 결정하는 건 엄청난 제작비 투자나 마케팅 공세가 아닌 ‘혼자보다 친구들과 함께할 때 더 즐겁다’는 인간의 본성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개발자들도 이런 대박을 꿈꾸고 있다. 그동안 한국의 인터넷 서비스는 한국에서는 성공해도 해외에선 맥을 못 췄지만 소셜 웹의 세계에선 성공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안철수연구소의 사내벤처 고슴도치플러스는 소셜 웹 게임 ‘캐치미이프유캔(Catch Me If You Can)’으로 5만 명 이상의 사용자를 모으기도 했다. 또 가상 화폐인 싸이월드의 ‘도토리’ 등 한국의 편리하고 뛰어난 결제 시스템 또한 한국 서비스를 성공시킬 경쟁력으로 손꼽힌다.

네이트 앱스토어는 이런 현실을 극복하는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SK커뮤니케이션즈 서비스플랫폼개발실의 김봉술 부장은 “싸이월드가 오픈 소셜에 합류했다는 것은 한국에서 만들어 한국에서 성공한 사업 모델이 별다른 장벽 없이 곧바로 세계 시장에 판매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소셜 웹(Social Web):

웹상에서 누리꾼들이 서로 사귀고 의견을 나누는 것을 통칭하는 단어. 싸이월드나 페이스북과 같이 ‘관계 중심’ 사이트와 사진 공유 사이트 ‘플리커’처럼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모이는 ‘취미 중심’ 사이트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웹상 교류와 커뮤니티를 구현하는 데 이용되는 웹 2.0 기술을 일컫기도 한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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