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한국 車부품사 초청 대규모 상담회

  • 입력 2009년 9월 11일 02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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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TRA “품질경쟁력 인정 의미”… 납품 기대감

철옹성만큼이나 강하다는 도요타 기술의 벽을 이번에는 뚫을 수 있을까.

10일 일본 나고야(名古屋) 현 도요타자동차 본사에서 한국의 자동차부품소재 기업을 대상으로 한 전시상담회가 열렸다. 도요타가 한국 부품회사를 대상으로 대규모 상담회를 연 것은 처음이다. 폐쇄적인 하청기업 구조로 ‘일본 속의 일본’이라는 별명을 가진 도요타가 한국의 부품소재 기업에 문을 연 것이다.

행사에는 한국기업 39개사가 참가해 68건의 신기술과 신공법을 적용한 제품을 선보였다. 전투기용 브레이크로 쓰이는 ‘카본세라믹 브레이크 디스크’와 일정한 온도를 유지해주는 ‘합성피혁’ 등 첨단 제품이 행사장 곳곳에 보였다. 참가기업 선정 절차도 까다로웠다. 도요타는 지난해 한국 측에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기술과 공법을 담은 기술제안서를 보냈고 참가를 희망한 83개사 가운데 절반가량인 39개사만 선정했다. 도요타는 이번 행사 이름을 ‘한국 신기술·신공정 전시 상담회’라고 붙였다.

도요타 측의 관심도 뜨겁다. 11일까지 진행되는 행사에는 도요타 구매조달 임원과 1, 2차 하청업체 500개사 2000여 명이 참석한다. 또 조 후지오(張富士夫) 회장과 도요다 쇼이치로(豊田章一郞) 명예회장도 11일 참석할 예정이다.

수직적이고 폐쇄적인 공급채널을 가진 도요타가 한국기업에 관심을 갖는 것은 세계 자동차시장의 환경이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요타는 그동안 하청기업들에 적정한 이윤을 보장해주면서 안정적인 부품조달을 중시해왔다. 실제로 도요타가 자체 및 계열기업으로부터 부품을 조달하는 비율은 76%로 일본의 다른 자동차회사 평균인 30∼40%보다 두 배 이상 높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막대한 적자가 예상되자 이 같은 고비용 구조로는 버티기 어렵게 된 것이다. 2002년 이후 해외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한국 부품소재 기업들의 가격 및 품질 경쟁력이 뚜렷이 개선된 것도 한국을 다시 보게 된 배경이다.

물론 참가기업 가운데 납품까지 성공하는 기업이 얼마나 될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조환익 KOTRA 사장은 “세계에서 가장 까다롭다는 도요타의 공급 사슬에 들어간다는 것은 일본의 다른 자동차회사에도 승산이 있다는 뜻”이라면서 “마쓰다 다이하쓰 등 일본 기업들로부터 상담회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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