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엘리베이터회사 오티스의 한국법인은 최근 본사로부터 신종 인플루엔자 대비책을 제출하라는 요구를 받고 직원들에게 김치를 많이 먹도록 적극 권장하고 손 세정제·마스크를 비치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제출했다. 김치 먹기는 한국생활 16년째인 브래들리 벅월터 사장의 의견으로 발효 성분에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인터넷 포털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은 최근 직원 100여 명에게 일주일 동안 재택근무를 하도록 했다. 동료 직원 A 씨가 확진 환자로 판명되자 같은 층에 근무했던 직원 모두에게 재택근무를 지시한 것. NHN 측은 “지나친 조치로도 볼 수 있겠지만 2차 감염을 막기 위해 과감하게 결정했다”고 말했다.
국내 신종 플루 환자가 7000명을 웃돌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도 ‘신종 플루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여러 명이 한 건물에서 근무하는 특성상 신종 플루에 감염될 여지가 크고 직원들이 추가로 감염되면 근무 공백이 이어져 기업 활동에 지장을 받는다는 판단에서다.
삼성전자는 경기 수원 사업장 출퇴근 버스에 일주일에 한 차례씩 방역소독을 하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는 11일부터 서울 서초구 양재동 본사 사옥과 지방 공장으로 출근하는 직원들의 체온을 일일이 재고 있다. 38.5도가 넘는 직원은 집으로 돌려보낸다.
LG전자와 LG화학, LG상사의 본사가 입주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LG트윈타워에는 이번 주 안에 열 감지 카메라가 설치된다.
LG디스플레이는 직원 3만여 명에게 손 청결제 등이 담긴 ‘가정용 신종 플루 예방용품’을 나눠줬다.
또 KT는 600∼700명이 일하는 대전 KT인재개발원 직원들을 2개 팀으로 나눠 각각 오전 11시 50분, 낮 12시 10분에 점심을 먹도록 했다. 조금이라도 사람이 덜 모이도록 분산시키기 위해서다.
SK브로드밴드는 감염 직원이 발생하면 해당 팀을 서울 근교 연수원에 격리해 근무시킨다는 시나리오를 마련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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