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대 신공학관에서 LG그룹 채용설명회가 열렸다. 단상에 올라 열심히 회사를 소개하는 사람은 채용 실무직원이 아닌 LG그룹의 스타 최고경영자(CEO) 중 한 명인 안승권 LG전자 MC사업본부장(사장)이었다. 안 사장은 자리를 가득 메운 250여 명의 후배들에게 “LG전자는 휴대전화 제품을 만드는 회사에서 솔루션을 만드는 회사로 변신하고 있다”며 “우리는 지금 열정(Passion), 선택과 집중(Priority), 진취성(Proactive), 자신감(Pride), 긍정적 사고(Positive Thinking) 등 ‘5P’를 가진 인재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LG그룹은 하반기(7∼12월) 신입사원 채용에서 계열사의 고위 임원들이 직접 자신의 모교를 찾아 회사를 홍보하는 채용설명회를 갖고 있다. 9일부터 15일까지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사장(연세대), 유진녕 LG화학 부사장(KAIST), 곽우영 LG전자 부사장(고려대)이 모교를 찾았다.
LG그룹과 같이 실무자가 담당하던 채용설명회에 고위 경영진이 직접 나서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취업난이 심해져 공개채용을 실시하는 기업마다 입사지원서가 산더미처럼 쌓이고 있지만 정작 회사가 원하는 인재를 찾는 일은 여전히 어렵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이에 앞서 이달 초부터 신입사원 공채를 진행 중인 두산그룹도 7∼9일 박용만 두산 회장, 박지원 두산중공업 사장, 최승철 두산인프라코어 부회장 등이 직접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중앙대 등을 돌며 채용설명회를 가진 바 있다. 두산 관계자는 “회사가 원하는 인재들이 두산그룹의 실체와 미래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하다고 판단해 최고경영진이 직접 회사 소개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SK텔레콤의 정만원 사장은 신입사원 채용과 관련해 14일 “학점, 자격증보다는 실력과 패기를 갖춘 ‘야생(野生)형 인재를 원한다”며 새로운 인재상을 직접 제시하기도 했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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