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통업계에 ‘영역 보완 마케팅’이 거세다. 전통적인 오프라인 영역이던 백화점들은 쇼핑 기능이 있는 패션 화보를 인터넷 웹진에 실어 젊은층 고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온라인 영역인 홈쇼핑 업계에선 아날로그 매체인 카탈로그가 매출을 높이는 주요 홍보수단으로 떠올랐다.
● 패션 잡지가 된 백화점 홈페이지
롯데백화점이 4월 자사(自社) 인터넷 홈페이지(lotteshopping.com)에 개설한 패션 화보 ‘플레어(Flare)’는 웬만한 패션 잡지가 부럽지 않을 정도로 화려한 볼거리를 자랑한다. 16쪽 분량의 이 화보에서 모델이 입은 옷을 마우스로 클릭하면 곧바로 온라인 쇼핑을 할 수 있다. 최신 코디네이션 방법과 상품 정보를 2주에 한 번씩 새롭게 제공하는 이 웹진은 월평균 고객 조회수가 30만 건에 이른다. 직접 매장에 나오는 오프라인 쇼핑에 시간을 내기 어려운 20대 후반∼30대 직장 여성이 주 고객이며 1회 구매액도 20만 원대로 높은 편이다. 롯데백화점의 주 구매 고객층이 30대 중반∼40대임을 감안할 때 이 패션 화보는 고객 ‘틈새’를 충실히 메워 주는 셈이다.
현대백화점은 인테리어, 요가 등 분야의 전문 기고가 11명이 쓰는 각종 게시물을 통해 인터넷 환경에 익숙한 젊은 고객의 ‘환심’을 사고 있다. 백화점 측은 “온라인 방문이 많은 고객은 결국 오프라인 단골이 된다”고 말했다. 한편 바니스 뉴욕, 니만 마커스 등 외국 백화점들도 패션 웹진을 제공하는 추세다.
● 홈쇼핑 업계, “다시 보자, 카탈로그!”
롯데홈쇼핑의 전신인 우리홈쇼핑은 2004년 온라인에 밀려 경쟁력이 없을 것이란 판단에 상품 카탈로그를 없앴다. 하지만 2006년 이 회사를 인수한 롯데홈쇼핑은 지난해 4월 카탈로그를 부활시켰다. 인쇄 매체에 익숙한 40대 이상 중장년층 고객의 꾸준한 요구 때문이다. 카탈로그를 통한 이 회사 매출은 지난해 450억 원(전체 매출 8871억 원 중 5%), 올해 900억 원이 예상된다.
지난해 1600만 부의 카탈로그를 발행한 현대홈쇼핑도 지난해 카탈로그를 통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늘었다. 업계는 경기 불황으로 고객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카탈로그가 고객 서비스를 넘어 새로운 유통 채널로 떠오른다는 시각이다.
백인수 롯데유통전략연구소장은 “롯데백화점의 인터넷 패션화보는 온라인 프리미엄 시장의 서곡(序曲)”이라며 “고객 분화 현상이 가속화하면서 유통 채널의 영역 구분이 희미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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