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북유럽서 노경 상생 길 찾는 까닭은…

  • 입력 2009년 9월 18일 02시 58분


김영기 LG전자 지원부문장(오른쪽)과 박준수 LG전자 노조위원장(오른쪽에서 두 번째) 등 LG전자 노경 대표가 16일(현지 시간) 핀란드 헬싱키대에서 솜나스 바수 교수로부터 세계 경제 전망에 대한 강연을 듣고 있다. LG전자 노경 대표는 선진 노사 관계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를 방문했다. 사진 제공 LG전자
김영기 LG전자 지원부문장(오른쪽)과 박준수 LG전자 노조위원장(오른쪽에서 두 번째) 등 LG전자 노경 대표가 16일(현지 시간) 핀란드 헬싱키대에서 솜나스 바수 교수로부터 세계 경제 전망에 대한 강연을 듣고 있다. LG전자 노경 대표는 선진 노사 관계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를 방문했다. 사진 제공 LG전자
대표 20명 현지 기업 탐방
“노조는 회사의 업무 파트너 사회적 책임 실천 앞장서야”

“세계가 국경 없는 경쟁 체제에 돌입하면서 사회주의를 기반으로 한 ‘노르딕 모델’도 시장주의 원리에 따라 수정되는 것 같습니다.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노조의 정체성도 회사의 경쟁력을 높이는 쪽으로 가는 것이 대세인 듯합니다.”

박준수 LG전자 노조위원장은 17일(현지 시간) 전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박 위원장을 비롯한 노조 간부와 김영기 지원부문장(부사장) 등 ‘LG전자 노경(勞經) 대표’ 20명은 14일부터 8박 9일 일정으로 핀란드와 스웨덴, 노르웨이를 방문해 현지 노사 문화 등을 둘러보고 있다.

노르딕 모델은 핀란드,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 등 북유럽 국가에서 공공 지출 확대와 국가의 적극적 개입을 통해 사회 안전망 확충, 교육 평등, 노조의 경영참여 강화, 재분배 등 사회주의적인 요소가 가미된 시장경제 체제를 지칭한다.

박 위원장은 “(노르딕 모델이 탄생한) 북유럽에서도 임금 협상은 산별 교섭 등 중앙 단위가 아닌 개별 기업 노사 차원에서 진행하는 방식으로 변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중앙 단위 노조는 사회 복지의 제도적 여건을 개선하는 데 중점을 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위기 극복을 위해 각 경제 주체가 힘을 합치는 점은 북유럽을 배워야한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핀란드의 ‘노사정(勞使政) 합의제도’. 1990년대 핀란드가 경제 위기를 겪었을 때 노사정은 성장률 등 거시 경제지표 목표치를 정한 뒤 일자리 늘리기와 저임금 유지에 합의해 위기를 극복했다. 박 위원장은 “핀란드 헬싱키대 경제학 교수로부터 강연을 들었는데, 세계경제가 ‘더블 딥’(경기회복 후 침체)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며 “위기 시 노조는 회사의 ‘비즈니스 파트너’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박 위원장은 노조에 ‘USR(Union Social Responsibility) 사무국’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노사 관계 안정뿐 아니라 회사와 함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도록 노조의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세계 84개 법인에서 특정 날짜를 정해 현지 문화에 맞는 지역 사회 공헌 활동을 벌일 수 있다는 것이다. LG전자 노사는 현지에서 3분기(7∼9월) 노경협의회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노조의 역할 변화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LG전자 노경 대표들은 1649년 설립한 핀란드의 칼 제조 기업인 피스카스, 세계적 통신장비 회사인 스웨덴 에릭손, 북유럽 최대 이동통신 사업자인 노르웨이 텔리아소네라 등을 방문한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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