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춘이 엄마가 이 바닷가에 조개구이 집을 낼 때/생각이 모자라서, 그보다 더 멋진 이름이 없어서 ‘재춘이네’라는 간판을 단 것은 아니다.”(윤제림 시인의 시 ‘재춘이 엄마’ 중)
SK그룹은 이달 초부터 어머니를 소재로 한 ‘당신이 행복입니다-어머니 편’ 광고를 신문과 방송을 통해 선보이고 있다. 회사 측은 “윤제림 시인의 시를 통해 식당 간판에 투영된 어머니의 사랑을 기업이미지와 연결하고자 했다”며 “아련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어머니를 앞세워 광고를 제작한 것이 소비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100만 부 넘게 팔린 신경숙 씨의 소설 ‘엄마를 부탁해’가 불러일으킨 ‘엄마 신드롬’이 문화계를 넘어 광고계까지 확산되고 있다. 어머니를 주제로 감성에 호소하는 광고가 봇물 터지듯 나오고 있는 것.
다양한 모델을 등장시킨 ‘멀티 광고’를 내보내는 동서식품은 ‘스무 살의 고백 8편’에선 어머니를 소재로 삼았다. “엄마. 하늘에서 보고 있는 거 아는데…, 만날 앨범 보면서 사진 보는데 나도 노력해서 잘살게”라는 말과 함께 돌아가신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아들의 눈물과 고백을 담아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웅진코웨이 역시 최근 선보인 정수기 광고에서 ‘아이가 마신 물, 뇌까지 1분 심장까지 30초’라는 다소 딱딱한 카피를 어머니와 아이의 일상을 보여주면서 감성적으로 전달했다. 이 밖에 LG전자의 헬스케어 정수기 광고, 일동후디스의 분유 광고도 소비자들의 감성에 호소하고 있다.
SK그룹의 이미지 광고를 제작한 SK마케팅앤컴퍼니 박지현 플래너는 “대부분의 마케팅 코드는 트렌드와 세대에 따라 민감하게 바뀌지만 어머니라는 코드는 세대를 불문하고 긍정적인 반응을 불러올 수 있는 소재”라면서 “여기에 어려운 경제 상황, 온 가족이 모이는 추석, 가을을 맞아 쌀쌀해진 날씨 등의 요인이 맞물리면서 따뜻함과 푸근함을 연상시키는 어머니를 소재로 한 광고가 많이 등장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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