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저 엔리코 前펩시 CEO
올바른 결정이 최상, 잘못된 결정은 차상, 아무 결정 안하면 최악
▽로저 엔리코 “가장 나쁜 것은 아무 결정도 하지 않는 것이다”
펩시가 코카콜라와 정면승부를 벌인 적이 있었다. 일명 ‘펩시 챌린지’라는 캠페인을 통해서였다. 펩시는 이벤트에 참석한 사람들의 눈을 가리고 펩시와 코카콜라를 시음하게 했다. 놀랍게도 대부분이 펩시가 더 맛있다고 응답했다. 만년 2위였던 펩시는 이 사실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그러나 ‘눈을 뜬’ 소비자들은 펩시 대신 코카콜라를 선택했다. 코카콜라의 브랜드 파워는 그만큼 강력했다.
펩시는 결국 코카콜라와의 무리한 정면승부로 말미암아 위기에 처했다. 이때 ‘구원자’로 선택된 인물이 바로 로저 엔리코 CEO(현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SKG 이사회 의장)였다. 그는 회사를 구하려고 탄산음료 시장에서의 무리한 경쟁을 하지 않았다. 대신 사업 다각화를 추진했다. 웰빙 붐을 예측하고 건강음료 사업에 진출했고, 콜라를 판매할 수 있는 유통망을 넓히기 위해 맥도널드, 버거킹 등으로 판로를 확대했다.
엔리코의 전략은 대성공을 거뒀다. 펩시는 현재 네슬레에 이어 세계 2위의 글로벌 식음료 기업으로 부상했다.
엔리코는 탄산음료 시장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생소한 분야로 다각화를 추진하면서 수없이 많은 의사결정을 내려야 했다. ‘좀 더 기다려야 하지 않을까’ ‘내 결정이 너무 성급한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계속해서 그의 뇌리를 스쳐갔다.
하지만 그는 멈추지 않고 사업 전략과 조직 구성, 기업문화를 혁신했다. “가장 좋은 것은 올바른 결정이고, 다음으로 좋은 것은 잘못된 결정이고, 가장 나쁜 것은 아무 결정도 하지 않는 것이다”가 모토였다.
야나이 다다시 유니클로 창업자
매장은 고객 위해 있고,점원과 함께 번영하며 점주와 함께 망한다
▽야나이 다다시(柳井正) “매장은 고객을 위해 있고, 점원과 함께 번영하며, 점주(店主)와 함께 망한다.”
‘값이 싸지만 품질은 좋은’ 캐주얼 의류로 일본에서 돌풍을 일으킨 유니클로(정식 회사명은 패스트리테일링)의 야나이 다다시 창업자가 한 강연에서 남긴 말이다. 위기는 매출이나 자금, 인사 등 조직 하부에서 생기는 게 아니라 잘못된 리더십에서 생긴다는 뜻이다. 서양 격언에도 ‘생선은 머리부터 썩는다(The fish always stinks from the head downwards)’라는 말이 있다.
직원의 잘못으로 기업이 망하는 사례는 드물다. 기껏해야 명성이나 금전적인 면에 ‘생채기’ 정도가 남을 뿐이다. 직원은 회사 업무의 수천∼수만분의 1만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잘못된 리더십은 기업 전반을 심각하게 망가뜨린다. 건강한 손발과 오장육부에 병든 머리가 달려있다고 생각해 보라. 리더의 잘못은 그 파급력이 엄청나다. 직원이 1만큼의 잘못을 한다면 그것은 1로 끝나지만 사장의 잘못은 ‘1×직원 수’가 된다.
우리는 실제로 건실했던 회사가 리더의 잘못된 경영으로 망가지는 사례를 많이 본다. 잘못된 리더십은 기업을 바람직하지 못한 방향으로 이끌 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열정과 업무 의욕을 꺾어놓는다.
조선경 딜로이트컨설팅 리더십코칭센터장 sunkcho@deloitte.com
국내 첫 고품격 경영저널 동아비즈니스리뷰(DBR) 42호(2009년 10월 1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DBR 웹사이트 www.dongabiz.com, 개인 구독 문의 02-721-7800, 단체 구독 문의 02-2020-0685
▼정재승의 Money in the Brain/집단 지성을 활용하라 카르타고의 한니발 장군은 고대 전쟁사의 3대 명장으로 꼽힌다. 그는 칸나이 전투에서 병력이 월등히 많았던 로마군을 섬멸하는 전과를 올렸다. 한니발의 진정한 장점은 교과서적 지식의 의미와 사용법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한니발은 교과서적 지식을 기계적으로 적용하는 데 머무르지 않았다. 현장을 중시하면서 현장에서 얻은 지식과 데이터를 활용해 최적의 판단을 내린 진정한 창조적 리더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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