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특집]꿈틀거리는 금리… 상환부담 줄이는 대출전략

  • 입력 2009년 9월 21일 02시 56분


소액 단기대출 → 변동금리, 주택담보 장기대출 → 고정금리로!

최근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연일 오르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최고 6.5%대로 뛰어오르는 등 가계대출 부담이 커지고 있다.

대부분 금융 전문가들은 앞으로 금리가 차츰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대응과정에서 풀어놓은 막대한 유동성이 자산가격 및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해 어떻게든지 유동성을 흡수해야 할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국은행도 연내에 기준금리를 올릴 것을 시사했다. 하지만 실물 경기 회복 기세는 아직 약하기 때문에 기준 금리 인상 시점이 늦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정부도 금리 동결 의지를 강력히 밝히고 있어서 기준 금리 인상 시점은 늦어질 가능성도 높다. 어쨌든 시장금리는 이미 오르고 있기 때문에 대출 소비자로선 신중하게 상품을 골라야 할 때다.


○ “단기대출은 변동금리로, 장기대출은 고정금리로”

대출을 고려한다면 금리 전망에 관심을 갖는 한편 자신에게 필요한 대출금액과 기간, 상환조건, 대출금리, 이자지급 방법 등을 꼼꼼히 파악해 자신에게 맞는 상품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1000만 원의 소액대출을 받을 때는 변동금리로 할 것을 추천하는 전문가가 많았지만 대출기간 등에 따라 고정금리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SC제일은행 김성수 광화문PB센터장은 “대출을 받을 때는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보통 2%포인트 높게 책정되기 때문에 앞으로 금리가 2%포인트 이상 급격히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지 않는 한, 미리 고정금리로 높은 금리를 부담하는 것은 합리적인 선택이 아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김원기 WM사업부 팀장은 “최근 금리가 상승하는 추세지만 단기간에 큰 폭으로 급등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1, 2년 이내의 단기대출은 변동금리가 유리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팀장은 “장기적으로 금리상승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3년 이상 장기대출을 받으려면 고정금리를 선택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주택담보대출로 1억5000만 원을 빌릴 경우는 상환기간에 따라 금리 유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김원기 팀장은 “주택담보대출은 10년 이상 장기대출인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초저금리 상태인 지금,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는 것이 부담을 줄이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 김인응 PB팀장은 2, 3년 내 상환이 가능하다면 변동금리를 추천했다. 하지만 3년 이상 장기에 걸쳐 상환해야 한다면 고정금리와 변동금리를 적절히 나눠 대출받으라고 조언했다.

김성수 센터장은 “대출금을 5년 정도 사용할 예정이라면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간 차가 적은 주택금융공사의 금리설계보금자리론을 고려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금리설계보금자리론은 현재는 변동금리를 적용받다가 1년 뒤 고정금리로 전환할 수 있기 때문이다.

○ 보금자리론, 국고채 연동 고정금리 고려할 만

주택금융공사의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 상품인 보금자리론의 금리는 17일 현재 연 5.9(10년 만기)∼6.35%(30년 만기) 수준이다. 인터넷 대출인 ‘e-모기지론’은 연 5.7(10년 만기)∼6.15%(30년 만기)가 적용된다.

현재 은행권의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5%대 초중반으로 보금자리론의 금리보다 1%포인트 정도 싸다.

하지만 변동금리형 대출금리가 당분간 계속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은 만큼 1%포인트 차는 별로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경기회복 기대가 높아지면서 6개월째 2.0%로 고정된 기준금리 인상 압력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에선 CD금리가 곧 3%를 넘어설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보험사 고정금리 대출 상품도 고려해볼 만하다. 3개월 변동금리형 상품의 금리는 시중 은행과 큰 차이가 없지만 3년 고정금리형 상품의 금리는 평균 연 6% 초반대다. 대출금리의 기준이 국고채 3년물이기 때문에 은행채 3년물에 연동되는 은행의 고정금리형 상품보다는 1%포인트 가량 낮다.

은행 상품으론 금리상한대출이 대표적이다. 금리상한대출은 대출받을 때 적용된 CD금리가 상한선이 되기 때문에 CD금리가 높아져도 이자상승 부담이 없다. 하지만 ‘옵션프리미엄’을 부담하기 때문에 금리가 7%대로 다소 높은 편이다.

시중 은행 관계자는 “당분간은 금리가 급상승할 가능성이 높지 않은 만큼 고정금리형으로 전환하는 것은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며 “그러나 신규 대출이나 장기 대출은 변동금리형 상품과 금리 차가 적은 고정금리형 상품을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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