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에서 용적률은 바로 돈이다.
지방자치단체의 조례에 따라 약간씩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용적률 1000%까지 건물을 지을 수 있는 중심상업지역의 땅이 가장 비싸다. 그 다음 일반상업지역(800%), 준주거지역(400%) 순으로 내려간다. 100%까지 지을 수 있는 1종 전용주거지역과 50%까지 가능한 자연녹지 등의 땅값이 가장 싸다.
최근 서울시는 전세난을 풀기 위해 재개발지역 용적률을 20%포인트 올리겠다고 밝혔다. 용적률이 20%포인트 올라가면 당장 가격도 그만큼 오른다. 용적률을 200%에서 220%로 높이면 용적률 상승으로 직접적 수익이 나는 데다 조합원들의 이익 증가로 재개발 여건이 좋아져 부가가치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올해 초부터 용적률 증가가 허용된 서울 강남 재건축아파트처럼 층고 완화, 조합원 전매제한 폐지, 일반분양분 후분양제 폐지, 종합부동산세 완화,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 등 여러 규제 완화와 맞물리면 가격이 50% 이상 오르기도 한다.
이 때문에 부동산을 살 때는 현재 부동산의 용도 못지않게 용도지역과 주거지역 종류, 용적률, 건폐율 등을 꼭 확인해야 한다. 지금 당장은 직접 입주해 생활하려고 단독주택을 사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다른 용도로 개발하고 싶어지는 등 사람의 마음이나 여건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투자자들 가운데 상당수는 현재 건물이 깨끗한지, 디자인과 구조가 좋은지만 확인하고 매입하려는 사례가 적지 않다. 미래의 투자가치를 고려한다면 용적률 확인이 매우 중요하다.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는 나란히 서 있는 2개의 빌딩이 하나는 일반상업지역에, 다른 하나는 일반주거지역 3종에 있는 사례가 적지 않다. 앞뒤로 있는 똑같은 7층 빌딩이라도 재건축 때 용적률은 800%와 250%로 3배 이상 차이가 난다. 당연히 수익에서도 큰 차이가 난다.
국토해양부가 정한 최대 허용 용적률은 일반주거지역 1종 200%, 2종 250%, 3종은 300%이며 지자체별로 조례로 정한다. 재개발을 한다면 3종 지역은 큰 수익이 나는 반면 1, 2종은 상대적으로 수익이 적게 난다.
과거 일반주거지역의 용적률은 최대 400%까지 가능했다. 노무현 정부는 지방을 개발해 주택난을 해소하는 정책을 추진한 반면 현 정부는 수요가 있는 곳에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방향이다. 이 기조가 계속 유지된다면 서울의 일반주거지역 3종의 용적률이 최대 400%까지 오르는 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세월이 지나면 용적률이 낮고 일조환경이 좋은 한적한 계획도시나 주거지역의 프리미엄이 부각될 때가 올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대체적으로 용적률과 부동산가격이 정비례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봉준호 닥스플랜 대표 drbong@dakspl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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