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 오프블로그/뒷얘기]리조트에 1년간 체재비… KT ‘쿡가대표 선발’ 아이디어 어떻게

  • 입력 2009년 9월 22일 02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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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조트에 1년간 체재비… KT ‘쿡가대표 선발’ 아이디어 어떻게
남태평양 ‘쿡아일랜드’ 존재 알고 “바로 이거다”

“남태평양 섬나라, 에메랄드 빛 바다가 보이는 최고급 리조트에서 공짜로 1년간 마음껏 쉴 수 있다면….”

꿈같은 얘기다. 하지만 KT가 10월 4일까지 벌이는 ‘쿡가대표(QOOK家대표) 선발전’에 당첨되면 이런 꿈이 이뤄질 수 있다. KT는 당첨자 1명에게 쿡아일랜드(쿡 제도)의 리조트를 1년간 빌려주고 체재비도 준다. 리조트 임차료는 1억 원, 체재비는 3000만 원.

누리꾼 사이에서는 ‘쿡아일랜드가 실제로 존재하는 섬인지’(ID rmrmrm07), ‘KT가 이벤트를 벌이려고 쿡 아일랜드를 산 것인지’(ID ogisafan) 등의 궁금증이 잇따르고 있다. 이 캠페인의 실무자인 이수호 KT 통합이미지담당 부문 과장에게 ‘쿡아일랜드 개척기’를 들어봤다.

올해 3월 KT의 새로운 브랜드가 ‘쿡(QOOK)’으로 정해지자 마케팅 담당자들은 머리를 싸맸다. 그러던 중 우연히 쿡아일랜드가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처음에는 이들도 반신반의했다. 쿡아일랜드가 지구상에 있는 곳인지 확인하는 게 급선무였다.

확인 결과 쿡아일랜드는 섬 15개로 이뤄진 인구 2만 명의 자치령이었다. 영국 항해사 제임스 쿡(Cook)이 18세기 말 최초로 발견했다고 해서 이름이 쿡아일랜드(Cook Islands)가 됐다. 미국 인기 리얼리티 쇼 ‘서바이버’의 배경이 됐던 곳으로 매년 관광객 9만 명이 몰린다. 지난해 중국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서는 103번째로 입장하기도 했다.

마케팅 담당자들은 이를 잘 활용하면 승산이 있겠다 싶었다. 올해 1월 호주 퀸즐랜드 관광청이 호주의 한 섬을 공짜로 즐기며 섬을 홍보할 사람을 뽑는 ‘꿈의 직업(The best job in the world)’ 캠페인을 벌인 점도 떠올랐다.

KT가 쿡아일랜드에서 ‘한국판 꿈의 직업’ 캠페인을 벌이는 자체로 홍보효과를 톡톡히 볼 것이라는 계산이 나왔다. 특히 쿡아일랜드의 집 한 채를 통째로 빌려주는 것은 쿡TV(인터넷TV) 등으로 유쾌한 집을 만든다는 KT의 전략과도 맞아떨어졌다.

문제는 쿡아일랜드의 관계자를 접촉하는 일. 쿡아일랜드 정부의 홈페이지를 찾았지만 담당자를 찾기는 힘들었다. 인근 국가인 뉴질랜드 여행사에 수소문한 끝에 쿡아일랜드 관광청을 소개받았다. 하지만 한 번 연락하면 응답을 받기까지 2, 3일 걸리는 게 다반사. 답답한 나머지 이 과장은 올해 7월 쿡아일랜드로 날아갔다. 이후 제휴사업은 일사천리로 이뤄졌다. 쿡아일랜드 관광청도 “KT와의 제휴를 계기로 아시아권에 쿡아일랜드를 홍보하고 싶다”며 적극적이었다.

최근 쿡 아일랜드의 테레페 마와테 부총리가 방한해 이석채 KT 회장과 쿡가대표 선발전 등 브랜드 협력을 담은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쿡가대표 선발전 참여 희망자는 ‘www.qook.co.kr/qook_islands’에 신청하면 된다. 이 과장은 “가장 유쾌한 사람이 이번 선발전의 승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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