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경제뉴스]FTSE 선진지수 편입, 어떤 의미인가요?

  • 입력 2009년 9월 23일 03시 06분


[?] 한국 증시가 FTSE 선진지수에 편입됐다는 기사가 신문에 많이 나오는데요. FTSE 선진지수란 무엇이고 여기에 편입됐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건가요?

국제기관들 참고하는 양대 투자지표중 하나
한국증시, 선진국수준 도약 국제적으로 인정

한국 증시가 FTSE 선진지수에 정식으로 편입됐다는 기사를 읽으신 적이 있나요? 21일 한국 증시는 FTSE 선진지수에 편입됐습니다.

FTSE 지수란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inancial Times Stock Exchange) 지수의 약자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 런던 증권거래소가 1995년 공동으로 설립한 FTSE인터내셔널이 발표합니다. FTSE 지수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Morgan Stanley Capital International) 지수와 함께 국제 기관투자가들이 참고하는 양대 주식투자 지표로 꼽힙니다.

FTSE 지수는 시장규모와 수준에 따라 이번에 한국 증시가 편입된 △선진지수(Developed Index)와 △선진신흥지수(Advanced Emerging Index) △신흥지수(Secondary Emerging Index) △프런티어지수(Frontier Index) 등으로 나뉩니다.

한국 증시는 이번에 선진신흥지수에서 선진지수로 올라간 겁니다. 쉽게 말해 한국 증시의 수준이 신흥국에서 선진국 수준으로 올라갔다는 것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것입니다. 그만큼 한국 경제의 신뢰도가 높아졌다는 뜻일 수도 있죠.

한국 증시는 2004년 9월 FTSE 선진시장 편입 관찰국으로 지정된 후 지금까지 세 번 ‘불합격’된 뒤 편입에 성공했습니다. ‘3전4기’이다 보니 증권가에서는 이번 편입으로 다양한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우선 한국 증시에 좀 더 많은 외국계, 구체적으로는 유럽계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유럽의 금융회사들이 운용하는 많은 펀드는 FTSE 지수를 기준으로 투자하기 때문이죠. 이 지수를 추종하는 글로벌 펀드의 자금 규모는 3조 달러 정도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글로벌 펀드들의 한국 증시 비중은 올해 8월 기준으로 1% 안팎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FTSE 선진지수 편입을 계기로 한국 증시의 비중을 높일 글로벌 펀드들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 FTSE 선진지수에 편입된 이스라엘은 2007년 글로벌 펀드 내 편입 비중이 0.1%에 그쳤지만 지난해 11월에는 0.9%로 늘어났습니다.

이처럼 한국 증시로 더 많은 외국인들의 자금이 들어온다는 것은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에 대한 외국인들의 투자가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동안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현대중공업 등 국내 대표기업들은 한국 증시가 FTSE 지수에서 신흥시장으로 묶여 있어 ‘제값’을 제대로 못 받은 측면이 있었습니다. 흔히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현상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공식적으로’ 한국 증시가 선진국 증시로 격상해 한국의 대표 기업들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거죠. 또 이 과정 속에서 한국 대표 기업들의 주가는 오르고 자금 사정도 더 좋아질 수 있을 것입니다.

이처럼 FTSE 선진지수 편입은 한국 증시가 한 단계 도약했다는 기쁜 소식인 게 분명합니다. 하지만 아직 가야할 길도 많이 남아 있습니다. 한국 증시는 아직 MSCI 선진국 지수에는 편입되지 못한 상태입니다. 유럽계 자금의 투자 지표에선 선진국으로 분류되지만 미국계 자금의 투자 지표에선 아직 한국은 신흥국이라는 뜻이죠.

올해 6월에도 한국증시는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에 실패했습니다. 당시 MSCI 측은 “한국 증시가 경제발전, 규모, 유동성 측면에서는 선진시장에 부합하지만 외국인투자가 등록제도, 자전거래, 증시 관련 자료 제공 등에선 요건에 미치지 못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증시가 선진국 증시에 비해서는 부족한 측면이 있다는 거죠. 그러나 전문가들은 FTSE 선진지수 편입이 앞으로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한국이 제조업에서는 글로벌 강자지만 금융업에서는 아직 많이 뒤처진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겁니다. 이번 FTSE 선진지수 편입이 한국 증시, 나아가 한국 금융 산업이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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