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펀드 찬바람에도… 사모펀드는 ‘열풍’

  • 입력 2009년 9월 23일 03시 06분


자산가들 뭉칫돈 유입… 2월 이후 7조 넘게 늘어

고액 자산가들이 주로 이용하는 하나은행 골드클럽이 연초 이후 설정해 판매한 사모(私募)펀드 규모는 6000억 원에 이른다. 특히 주식과 채권의 장점을 모아 만든 메자닌펀드, 분리과세펀드는 인기가 높아 매주 새로운 펀드를 만들 정도다. 두 달 전 처음 선보인 목표 전환형 펀드도 반응이 좋아 최근 3호 펀드 모집에 들어갔다.

공모펀드 시장에서는 찬바람이 불고 있는 반면 사모펀드엔 이처럼 꾸준히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7월 1일부터 이달 18일까지 국내 공모 주식형 펀드에서 4조4357억 원의 자금이 빠져나간 반면 국내 사모 주식형 펀드에는 1534억 원이 순유입됐다.

공모펀드 설정액은 올 2월 152조8940억 원에서 18일 현재 148조4888억 원으로 2.88% 줄어든 반면 사모펀드는 같은 기간 53조4884억 원에서 60조8248억 원으로 13.7% 늘었다. 특히 공모펀드에 거치식으로 투자해 하락장에서 가슴앓이를 했던 ‘큰손’ 투자자들이 최근 상승장에서 원금을 회복하거나 소폭 수익을 내자 환매한 뒤 좀 더 안정적으로 10% 안팎의 수익을 낼 수 있는 사모펀드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

사모펀드는 비공개로 50명을 넘지 않는 투자자를 모아 주식, 채권, 파생상품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한다. 주로 기관투자가들과 은행, 보험, 증권사의 고액 개인 자산가들을 중심으로 판매한다. 대개 1인당 최소 투자금액은 1억 원으로 사모펀드 하나당 규모는 100억∼150억 원이다. 공모펀드는 펀드 규모의 10% 이상을 한 주식에 투자할 수 없는 등 제약이 많지만 사모펀드는 비교적 운용이 자유롭다.

연초 이후 사모펀드 형태로 꾸준히 팔린 상품은 분리과세 펀드다. 일반 채권형 펀드보다 월등한 수익률을 내는 동시에 세제 혜택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엔 천연가스, 원유 등의 원자재에 투자하는 사모펀드도 인기다. 이러한 자산에 투자하는 사모특별자산펀드 설정액은 9월 들어 10조 원을 넘어섰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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