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서 50대의 택시에 96명의 기사를 둔 화진택시 노사는 회사를 노조가 경영하는 ´자주관리제´에 합의하고 10월1일부터 20개월 간 노조가 직접 경영 일선에 나서기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지난 10일 공식합의문을 작성한 노사는 대표직은 현 회사측이 유지하지만 경영권에 대해서는 20개월 동안 일체 관여하지 않기로 했다.
경영 성과에 대해서는 10월1일 이후 적자가 발생할 경우 노조가 책임을 지기로 했으며, 흑자가 발생할 경우엔 분기별로 조합원들이 성과금으로 나누기로 했다.
김철민 위원장은 "지난 5년간 회사는 맨날 적자타령만 해 왔다. 이 같은 불신을 없애고 안정적으로 직장을 유지하기 위해 회사를 경영키로 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일주일 단위로 모든 지출을 조합원에게 공개하는 등 투명 경영을 통해 회사를 살리겠다"고 경영방침을 말했다.
반면 택시 업계는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택시업계 관계자는 "화진교통의 경영 악화는 노조의 발목잡기에다 택시업계의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다"며 "노조가 직접 경영을 해도 뚜렷한 해결책이 나오기 힘들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3개월이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화진택시는 지난 2002년 10월부터 월급제를 도입, 비수도권에서 마지막까지 택시기사 월급제를 고수해오다 경영악화로 지난해 9월 사납금제로 전환하는 등 만성적자에 시달려 왔다.
노조의 이번 ´자주관리제´는 흑자전환, 적자유지 등 어떤 결론이 나오더라도 지역 택시업계에 미치는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울산=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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