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래 회장 “생각해본 적 없다”더니…돌변, 왜?

  • 입력 2009년 9월 23일 10시 36분


효성그룹이 하이닉스 매각에 단독으로 나선 가운데 조석래 회장의 ´변심´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조 회장은 올해 초 전국경제인연합(전경련)이 추진한 일자리 나누기의 모범기업으로 하이닉스 반도체 이천 공장을 방문했다. 조 회장은 이미 이때부터 하이닉스 인수를 염두에 두고 있었거나 이 방문이 결정적으로 조 회장의 마음을 움직이지 않았겠냐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조 회장이 3달 전부터 하이닉스 인수를 본격적으로 준비했다는 관계자들의 말에 따르면 이미 그 전에 인수결정을 내렸다는 것이다.

그러나 조 회장은 지난 10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회의 직후 M&A 문제와 관련해 "하이닉스는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잘라 말했다.

효성의 하이닉스 인수의지를 보인 조 회장이 이같이 ´변심´은 효성의 주력 사업인 섬유를 비롯해 중공업, 화학, 건설, 정보통신 등의 사업구조로는 외형확장과 미래성장동력 확보가 어렵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효성이 하이닉스를 인수할 경우 자산규모는 21조 원대로 늘어나 재계순위 14위로 순위가 올라가게 된다.

그러나 하이닉스 인수에 대해 효성 내부에서는 반대가 적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하이닉스 인수의향서 단독 제출 소식이 언론을 통해 먼저 알려진 것도 그 때문이다. 그룹 고위 임원들조차 이 소식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효성은 급히 회의를 소집하고 대응책 마련에 나서는 등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4조 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하이닉스 인수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지도 의문인데 특히 반도체 생산을 위해서는 장비교체에만 필요한 연간 최소 1조 원 이상의 설비투자를 감당하기 힘들다는 게 그 이유다. 특히 9조 원 규모의 하이닉스 부채를 떠안는 것도 엄청난 부담이다. 23일 증권가에서는 부정적인 전망을 잇따라 내놨다.

그러나 인수의향서는 법적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일단 하이닉스 내부 사정을 들여다보기 위해 제출한 것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효성의 하이닉스 인수의향서 제출이 실제로 인수까지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주주단은 효성그룹을 대상으로 내달 중 예비입찰 제안서를 접수받을 예정이다. 이후 본입찰 및 실사 등을 거쳐 11월 말까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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