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을 앞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해봤을법한 고민. 대체 자기소개서는 어떻게 써야 하고 어떤 내용을 담아야 할까.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시즌을 맞아 각 채용정보업체 대표들이 말하는 '자기소개서 작성법'을 모아봤다.
●'자기소개서 방정식'을 기억하라
인크루트 이광석 대표는 "자기소개서 방정식을 기억하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말하는 자기소개서 방정식은 다음과 같다.
<자기소개서=(회사에 대한 관심, 이해, 열정)+(구체적인 과거 팩트)-(추상적 진술, 주장, 선언)>
그는 "검증할 수 없는 추성적인 진술은 무조건 배제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예컨대 '회사에 큰 관심을 갖고 있었다'는 식의 표현보다는 회사의 성장 배경, 주요 제품과 서비스, 재무 정보 등을 담아 작성하는게 좋다는 것이 이 대표의 설명이다.
구직자들이 흔히 쓰는 "경험은 부족하지만 패기와 열정은 결코 남에게 뒤지지 않는다"는 식의 표현도 피하는 것이 좋다. 이 대표는 "좋은 말이지만 어느 기업의 자기소개서에 담아도 무난한 표현"이라며 "마치 하나의 자기소개서로 여러 기업에 지원한 것 같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때 명심해야 할 또 다른 요인은 공백기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이 대표는 "취업난이 지속되면서 휴학, 졸업연기 등으로 공백기를 갖는 구직자들이 많다"면서 "그 공백기간 동안 어떤 목표를 가지고 무엇을 준비했는지를 충분히 설명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공백기간 동안 뭘 했는지 궁금해서라도 면접을 보게 할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면? 이 대표는 "완벽한 오산이다. 공백기에 대한 설명이 없는 자기소개서는 탈락 0순위"라고 답했다.
●장문보다는 단문
커리어 이정우 대표는 "수많은 자기소개서를 읽어야 하는 사람 입장에서 생각해본다면 장황한 장문(長文)보다는 짧지만 메시지가 분명한 단문(短文)이 훨씬 잘 읽힌다"며 "이를 위해서 자기소개서를 여러 번 써보면서 고쳐나가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컴퓨터 앞에 앉아 단숨에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것 보다는 제출 전 여러 차례 읽어보고 의식적으로 문장을 간결하게 쓰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
또 이 대표는 아르바이트, 공모전 등의 경험을 설명할 때는 모든 것을 나열하려 들지 말고 에피소드과 구체적인 활동 내역을 섞어서 소개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간혹 수십여 개의 공모전 참여 및 수상실적을 늘어놓는 지원자들이 있지만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며 "기업에서 원하는 지원자는 만능 멀티플레이어가 아니라 맞춤형 인재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읽는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 본다면 피해야할 요인은 또 있다. "엄한 아버지와 자상하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넉넉한 환경은 아니었지만 구김살 없이 자랐다" 등의 표현은 무조건 피해야 한다는 것이 이 대표의 조언이다.
●업종별로 핀포인트!
잡코리아 김화수 대표는 "구직 공고가 뜨는 대로 입사 원서를 제출하는 것을 지양하고 자신이 원하는 업종에 포커스를 맞춰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것이 좋다"고 귀띔했다. 어느 직종에나 제출할 수 있는 무난한 자기소개서 대신 그 업종에 핀포인트를 맞춘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 김 대표의 조언이다.
재무, 회계 직종의 경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도덕성과 책임감. 김 대표는 "돈을 다루는 직무특성상 튀는 인재는 꺼리는 경향이 강하다"며 "은행, 증권 등 금융업체들은 신뢰를 주는 인재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반면 기획, 홍보 직종의 경우 자신의 주장을 조리있게 설명할 수 있는 말하기 능력과 창의력을 중요시 하기 때문에 이에 맞춰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것이 좋다고 김 대표는 설명했다.
많은 구직자들이 '전공과 상관 없이 지원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영업 직종에서는 통계학, 사회심리학 지식이 있다면 유리하다. 김 대표는 "소비자의 심리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심리학, 통계학적 지식을 갖춘 인재를 선호한다"며 "여기에 자기소개서에 성실함과 신중함을 설명할 수 있는 에피소드 등을 담는다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경력을 적을 때도 지원한 회사, 직종에 맞춰 적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00공모전 은상, 00공모전 금상" 식의 나열 보다는 지원한 기업의 특성과 가장 잘 맞는다고 생각되는 활동을 골라 자세히 적는 것이 좋다고 김 대표는 설명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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