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9.4원 떨어진 1194.4원에 마감됐다. 원-달러 환율이 1200원 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10월 1일(1187.0원) 이후 처음이다.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가치는 상승)은 글로벌 달러화 약세와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수세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작년 9월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서 안전자산인 달러화에 몰렸던 자금이 원유나 금을 비롯한 실물자산으로 이동하면서 달러가치가 떨어진 데다 국내 증시로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면서 달러공급이 늘어난 것이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달러약세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 정부가 환율 방어에 나서더라도 환율이 점점 하락하는 추세를 돌리기는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환율 하락으로 수출기업은 일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체 매출에서 수출 비중이 60¤80%에 이르는 자동차는 환율 하락으로 실적이 크게 악화될 수 있다. 실제 원-달러 환율이 10원 하락할 때 현대자동차 매출은 1200억 원 가량 감소하고, 기아자동차 매출은 800억 원 정도 줄어들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반면 항공업계는 유류 구입비가 하락하는 효과가 생기는 데다 해외여행객이 늘어남에 따라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 원화가 달러화에 비해선 강세지만 일본 엔화에 비해선 여전히 약세여서 일본과 경쟁관계에 있는 제품은 가격 면에서 여전히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7.41포인트(0.43%) 내린 1,711.47로 마감했다. 이날 증시는 장 초반 오름세로 출발했지만 단기급등에 대한 부담과 중국 증시 약세 등의 악재들이 겹치면서 약보합세로 마감했다.
홍수용기자 legman@donga.com
유재동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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