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자나 인사담당자는 왜 평가의 정확성에 집착하는 것일까. 평가는 성과에 대한 보상이나 승진 여부 등 직원들에 대한 주요 의사결정에서 빠질 수 없는 기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평가라는 틀도 완벽하지 못한 사람이 만든 절차와 방식일 뿐이라는 것이다. 또 사람이라는 대상은 A, B, C라는 등급으로 표현하기에는 너무 복잡하고 다양한 모습을 지니고 있어 평가 대상이 되는 직원들도, 평가업무를 담당하는 관리자도 완벽한 평가결과를 내릴 수 없다. 이런 딜레마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해답은 기업의 핵심요소인 ‘사람’을 바라보는 관점에서 찾아야 한다. 조직은 속성상 자본이 투자된 대상에 대해 투자의 효율성과 효과성을 측정, 평가하게 된다. 제한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측정하고 평가하는 것이 당연하다. 문제는 기업의 구성원인 직원이란 존재가 회사가 가용하는 자원의 일부가 아니라 기업의 존속 여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자본이 됐다는 점이다. 후발기업이 업계 선두기업의 서비스나 마케팅을 모방할 수 있지만 인재는 베낄 수 없다.
사람 자체가 기업의 전략이 되는 시대가 됐다. 새로운 패러다임 아래에서 ‘사람’은 기업의 중심에 서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평가의 의미도 기업이나 조직의 관점이 아닌 ‘사람’의 관점에서 재해석되고 목적을 부여할 수 있다. 기업들은 개인을 평가하기 위해 측정 지표를 더 정교하게 하고 정량화하는 노력이 혹시나 직원이나 평가업무를 담당하는 관리자에 대한 신뢰가 낮기 때문이 아닌지 스스로 짚어볼 필요가 있다.
경영자가 직원들의 강점과 개선점을 파악하고 코칭하기 위한 도구로 평가를 사용한다면 보상과 승진과 같은 주요 의사 결정에서도 해당 직원들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켜보고 지도해온 관리자들의 의견을 듣고 그들의 의견을 신뢰한다면 평가는 앞으로 문제가 아닐 것이다. 결국 얼마나 수준 높은 관리 역량을 갖춘 ‘사람’을 확보했는가가 기업의 경쟁력을 가늠하는 척도다.
이항재 휴잇어소시엇츠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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