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실에 茶室… 직원과 ‘부드러운 소통’

  • 입력 2009년 9월 25일 02시 50분


이창규 SK네트웍스 사장이 집무실에 마련한 다실에서 직원들에게 따라줄 차를 직접 달이고 있다. 사진 제공 SK네트웍스
이창규 SK네트웍스 사장이 집무실에 마련한 다실에서 직원들에게 따라줄 차를 직접 달이고 있다. 사진 제공 SK네트웍스
이창규 SK네트웍스 사장

매주 금요일 오후 2시가 되면 서울 중구 을지로2가 SK명동빌딩 13층에 자리한 SK네트웍스 이창규 사장의 집무실에서는 그윽한 차 향기가 퍼진다. 그가 아이디어를 내 운영하고 있는 직원들과 최고경영자(CEO)의 ‘티 타임’ 때문이다.

이 사장은 매주 금요일 직원 4명씩을 초대해 직접 차를 달여 주며 대화를 한다. 사내 게시판의 ‘CEO와의 대화’ 코너에 대화를 신청한 직원들이 초대 대상이다. 대화 주제는 자유롭다. 직원들이 궁금해 하는 회사의 성장전략 등 다소 무거운 주제에서부터 사람 움직이는 노하우나 좋은 인간관계 형성 등 오랜 회사 생활에서 터득한 그만의 비법도 좋은 얘깃거리가 된다. 차의 기원과 역사, 좋은 차 감별법, 차 달이고 따르는 법, 마시는 법 소개도 빼놓지 않는다. 그는 5년 전 지인의 권유로 차를 접하고 다도(茶道)에 빠졌다고 한다. 집무실 한쪽에 조그맣게 마련한 ‘다실(茶室)’도 그의 손으로 직접 꾸몄을 정도다.

이 사장의 ‘다실 경영’은 그가 올 1월 CEO로 취임한 이래 줄곧 강조해 온 ‘소통 경영’ ‘스킨십 경영’의 연장선에 있다. “조직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데는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는 게 이 사장의 경영 철학이다.

SK네트웍스는 최근 SK텔레콤에 전용회선 사업을 양도하고 워커힐 호텔을 합병한 데 이어 메가박스 인수전에도 참여하는 등 ‘제2의 도약’을 향한 사업구조 정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용회선 사업양도와 SK그룹의 지주사 전환을 통해 1조2000억 원가량의 자금 확보도 예정된 상태다. 사업개편이 본격화한 시점에서 조직의 결속역량을 담금질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이 사장은 “소비재, 자원개발, 플랜테이션(해외농장사업), 자동차, 모바일, 금융 분야를 6대 성장축으로 사업 역량을 키워나갈 것”이라며 “직원들과의 공감대를 가지는 데 차가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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