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금요일 오후 2시가 되면 서울 중구 을지로2가 SK명동빌딩 13층에 자리한 SK네트웍스 이창규 사장의 집무실에서는 그윽한 차 향기가 퍼진다. 그가 아이디어를 내 운영하고 있는 직원들과 최고경영자(CEO)의 ‘티 타임’ 때문이다.
이 사장은 매주 금요일 직원 4명씩을 초대해 직접 차를 달여 주며 대화를 한다. 사내 게시판의 ‘CEO와의 대화’ 코너에 대화를 신청한 직원들이 초대 대상이다. 대화 주제는 자유롭다. 직원들이 궁금해 하는 회사의 성장전략 등 다소 무거운 주제에서부터 사람 움직이는 노하우나 좋은 인간관계 형성 등 오랜 회사 생활에서 터득한 그만의 비법도 좋은 얘깃거리가 된다. 차의 기원과 역사, 좋은 차 감별법, 차 달이고 따르는 법, 마시는 법 소개도 빼놓지 않는다. 그는 5년 전 지인의 권유로 차를 접하고 다도(茶道)에 빠졌다고 한다. 집무실 한쪽에 조그맣게 마련한 ‘다실(茶室)’도 그의 손으로 직접 꾸몄을 정도다.
이 사장의 ‘다실 경영’은 그가 올 1월 CEO로 취임한 이래 줄곧 강조해 온 ‘소통 경영’ ‘스킨십 경영’의 연장선에 있다. “조직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데는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는 게 이 사장의 경영 철학이다.
SK네트웍스는 최근 SK텔레콤에 전용회선 사업을 양도하고 워커힐 호텔을 합병한 데 이어 메가박스 인수전에도 참여하는 등 ‘제2의 도약’을 향한 사업구조 정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용회선 사업양도와 SK그룹의 지주사 전환을 통해 1조2000억 원가량의 자금 확보도 예정된 상태다. 사업개편이 본격화한 시점에서 조직의 결속역량을 담금질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이 사장은 “소비재, 자원개발, 플랜테이션(해외농장사업), 자동차, 모바일, 금융 분야를 6대 성장축으로 사업 역량을 키워나갈 것”이라며 “직원들과의 공감대를 가지는 데 차가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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