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영화관-PC방 등서 현금 대신 편리하게 사용
소액결제 사용 급증… ‘모바일 티머니’ 100만명 넘어
회사원 강응현 씨(31)는 편의점에서 담배나 커피를 살 때 현금이나 신용카드 대신 휴대전화를 꺼낸다. ‘모바일 티머니’가 들어간 휴대전화를 결제 단말기에 갖다대기만 하면 계산은 끝난다. 버스나 지하철에서 교통결제 카드로만 쓰던 티머니가 편의점, PC방, 서점 등으로 결제 영역을 넓힌 덕분이다. 특히 작년 말부터는 휴대전화 가입자인식카드(USIM)에 충전해서 쓰는 모바일 티머니가 나오면서 휴대전화가 지갑을 대신하고 있다. 강 씨는 “매달 티머니로 교통비 4만 원 외에 편의점에서 9만 원을 쓴다”며 “카드로 결제하기 눈치 보이는 2000, 3000원짜리 물건을 계산할 때 편리하다”고 말했다.
교통 전용 선불카드로 출발한 티머니가 진화하고 있다. 편의점과 화장품 숍, 놀이공원, 대학 캠퍼스 등에서 현금과 신용카드를 대체하는 소액결제수단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휴대전화와 결합한 모바일 티머니는 상용화 10개월 만에 사용자 100만 명을 돌파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 소액결제 틈새시장 뚫어
2004년 7월 첫선을 보인 티머니는 현재까지 2500만 장이 발급됐다. 올해 1∼8월 교통결제(10억2000만 건)를 제외하고 유통 및 식음료 분야에서만 2333만 건이 사용됐다. 지난해 결제 건수(2056만 건)를 이미 넘어선 수치다.
티머니가 대중교통 외에 전국 5만여 개 가맹점을 확보하며 사용처를 넓힌 덕분이다. 현재 전국 편의점 8000곳을 비롯해 패스트푸드점, 영화관 등에서 결제할 수 있다. 특히 신용카드 사용이 어려운 자동판매기, 관광지 매표소, 공공주차장에서 결제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이런 가맹점에서 티머니의 평균 건당 결제액수는 2500원. 현금 사용은 불편하고 신용카드 결제는 부담스러운 1만 원 이하의 소액결제 시장을 빠르게 파고든 것이다.
특히 신용카드를 발급받기 어려운 10대나 대학생 소비자 층에서 티머니가 결제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 때문에 티머니 기능이 들어간 학생증을 발급하는 대학도 늘고 있다. 대학생 안예슬 씨(24·여)는 “학교 식당과 매점, 기숙사 빨래방에서 티머니 학생증을 현금 대신 쓴다”며 “후불제인 신용카드와 달리 미리 충전한 금액만큼 쓸 수 있어 연체나 과소비 걱정도 없다”고 말했다.
티머니 운영사인 한국스마트카드의 오성수 이사는 “단순히 가맹점을 늘리기보다 소액결제가 많은 곳을 위주로 틈새시장을 뚫었다”며 “온라인과 모바일 시장 확대에도 힘을 쏟고 있다”고 설명했다.
○ ‘모바일 지갑’으로 거듭나
한국스마트카드는 지난해 12월 이동통신사와 손을 잡고 3세대(3G) 휴대전화 USIM칩에 티머니 기능을 넣어 ‘모바일 티머니’를 본격적으로 상용화했다. 휴대전화 하나로 교통요금은 물론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결제할 수 있는 모바일 전자화폐 시대를 연 것이다. 잔액이 부족할 때 은행계좌나 신용카드와 연동해 자동으로 충전이 돼 기존 티머니보다 더 편리해졌다.
모바일 티머니를 이용한 결제금액은 월평균 80억 원으로 매달 15%씩 늘고 있다. 특히 G마켓, 11번가 등 인터넷 쇼핑몰과 싸이월드 등 온라인 콘텐츠 거래 시장에서 이용실적이 매달 두 배씩 뛰며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번거로운 인증절차를 거쳐야 하는 신용카드와 달리 간편하게 휴대전화만으로 결제가 되기 때문이다. 오 이사는 “전자화폐가 본격적으로 활성화될 날이 머지않았다”고 전망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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